윤종선 하이쎌 대표이사는 26일 "한국은 인쇄전자 국제표준화를 총괄 운영하는 간사국으로서, 최근 주도적으로 인쇄전자 분야에 뛰어들었다"면서 "하이쎌도 앞으로 정부와 기업의 적극적인 기술 개발 과정을 통해 향후 시장을 주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식경제부 미래성장위원회(황창규 단장)는 올해 국가의 장기적 성장을 위한 성장 동력으로 6개 분야를 선정했다. 그 중 하나가 인쇄전자다.

정부는 특히 지난 5월 인쇄전자 국제표준화(IEC TC/119) 제1회 총회를 국내에서 연 뒤 향후 6년간 600억원 규모의 연구개발 자금을 지원해 인쇄전자 산업을 육성하기로 결정, 이번 연구개발의 주관기업으로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하이쎌, 주성엔지니어링 등 4개사와 각 주관기업의 협력기업으로 40여개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을 선정했다.

IEC TC 119 사무국은 국내 인쇄전자의 국제표준기술을 정의하고 규정하는 인쇄전자 국제 표준화 기구다. IEC TC 119는 또 한국이 정보기술(IT)분야에서 최초로 IEC에 국제기술표준을 제안하고 받아들여진 첫 번째 케이스다. 그만큼 인쇄전자 분야는 세계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는 게 하이쎌의 설명이다. 윤 대표는 IEC TC 119의 전문위원이다.

윤 대표는 "세계 최고의 IT 기업인 삼성전자는 이미 인쇄전자산업을 '제 4의 물결'로 규정하고, 인쇄 전자에 기술 개발에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며 "현재 인쇄전자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기술 선진국들의 경쟁이 치열한데 인쇄전자 기술의 향방에 따라 산업의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쇄전자 관련 시장 규모가 약 70조원이라는 일각의 분석은 그 파급효과를 생각해 볼 때 오히려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며 "미국과 일본 등 기술 선진국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오직 기술 개발뿐"이라고 판단했다.

윤 대표는 "우선 인쇄전자가 상용화 될 경우 우리가 SF 영화에서 보았던 꿈의 기술들이 현실로 나타나게 될 것"이라며 "플렉서블(휘어지는) TV를 마치 신문 인쇄하듯 생산하게 될 것이고, 두루마리처럼 말리는 가볍고 얇은 전자종이(E-PAPER)가 기존의 신문과 책, 아이패드를 대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정의 벽지는 조명의 역할까지 해내며 창문의 커튼은 사라지고, 창문은 자체적으로 색깔이 변할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윤 대표는 "쉽게 말해 인쇄전자 기술은 IT산업에 있어서 인쇄술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이 기술은 앞으로 전자제품을 신문처럼 대량으로 인쇄하듯 찍어내 관련 제조공정에서 혁명적인 발전을 이끌어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쇄전자 기술이 전자부품은 물론 조명, 디스플레이, PC, 태양전지까지 모두 인쇄해 제조할 수 있다는 것. 그는 "기존의 전자 부품 소재인 실리콘이 생산단가가 높은데다 유연성이 부족하다는 단점이 있는 반면에 인쇄전자 기술은 소자개발을 통해 플라스틱, 섬유, 종이 등 다양한 소재를 기판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