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개 종목 가운데 22개 종목에 선수 245명을 파견한 한국은 3회 연속 세계 10강을 노린다. 4년 전 베이징에서 금메달 13개를 따내 종합 7위에 올랐던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양궁, 배드민턴, 유도, 태권도 등 전통적 강세 종목과 사격, 수영, 역도, 펜싱, 체조 등 최근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보여준 종목에서 10개 이상의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베이징올림픽까지 동·하계 통산 금메달 91개를 거둬들인 한국은 런던에서 통산 100번째 금메달에 도전한다.

‘금빛 레이스’는 초반 결과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지시간으로 개막식 다음날인 28일 우리나라 금메달 전략 종목의 경기가 몰려 있기 때문이다. 이날을 온통 금빛으로 장식해야 ‘태극호’가 순항할 수 있다.

영국과 한국의 시차(8시간) 때문에 이날은 TV 앞에 앉은 우리 국민도 태극전사들과 함께 밤을 꼬박 새워야 할 판이다. 시간상으로 사격 남자 10m 공기권총에 출전하는 진종오가 가장 먼저 금빛 신호탄을 쏘아올릴 가능성이 크다. 4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 50m 권총 금메달을 목에 건 진종오는 28일 오후 11시15분(이하 한국시간) 10m 공기권총 결승 경기를 치른다. 29일 오전 2시10분부터는 임동현·오진혁·김법민으로 구성된 남자양궁 대표팀이 단체전 결승에서 올림픽 4연패에 도전한다.

바통은 ‘한국 수영의 희망’ 박태환이 이어받는다. 박태환이 올림픽 2연패와 함께 세계기록 경신에 도전하는 남자 자유형 400m 결승 경기가 오전 3시51분 열린다. 박태환의 주종목인 자유형 400m는 그가 이후 출전할 자유형 200m와 1500m의 메달 색깔까지 좌우할 중요한 경기다. 오전 4시30분이 되면 여자 펜싱의 남현희가 플뢰레에서 ‘골든데이’의 마침표를 찍는다.

30일 새벽에도 금메달 소식이 기다린다. 이성진·기보배·최현주가 호흡을 맞추는 여자양궁 단체전 결승이 오전 2시10분 시작된다. 이들이 금빛 과녁을 명중시키면 한국양궁은 여자 단체전에서 올림픽 7연패를 이룬다.

31일 새벽에는 남자 유도 73㎏급의 왕기춘이 ‘금빛 메치기’에 나선다. 박태환은 이날 오전 3시43분 열릴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서 다시 메달 사냥을 벌인다. 8월1일 새벽에는 남자 유도 81㎏급에 김재범이 출전한다.

8월1일 밤은 메달 레이스의 분수령이다. 여자유도 70㎏급의 황예슬에 이어 2일 새벽에는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딴 남자역도 77㎏급의 사재혁이 금빛 레이스에 가세한다. 8월2일과 3일 밤에는 양궁 여자 개인전과 남자 개인전에서 ‘태극 신궁’들이 다시 활시위를 당긴다.

5일 밤에는 역도 여자 75㎏ 이상급의 장미란이 출전해 대회 2연패에 도전한다. 6일 밤에는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노리는 양학선이 남자 도마 결승 경기를 치른다.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0㎏급의 정지현도 이번 대회 금메달로 한국 레슬링의 부활을 알리겠다는 각오다.

이후 잠시 주춤할 것으로 보이는 금메달 행진은 종주국의 ‘태권 전사’들이 코트 위에 서면서 다시 활기를 띨 전망이다. 8월9일 오전 남자 58㎏급 이대훈이 ‘금빛 발차기’의 서막을 열면 11일 여자 67㎏급의 황경선이 한국태권도 사상 첫 올림픽 2연패라는 새 역사를 쓴다.

12일 오전에는 복싱 라이트플라이급의 신종훈을 시작으로 태권도 여자 67㎏ 초과급의 이인종과 남자 80㎏ 초과급의 차동민이 금메달을 보태려고 준비 중이다. 이들 중에서 한국의 역대 100번째 금메달리스트 탄생이 예상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