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수요 일단락..원달러 환율 움직임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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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선물 정미영 > 지난해 하반기에 유로존 위기가 불거졌고 그로 인해 유로화가 약세를 보였지만 전반적인 시장의 평가는 유로존 위기의 크기에 비해 유로화가 잘 버틴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유로화가 지난 5월부터는 본격적인 하향 국면을 나타내고 있다.
5월 초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스페인의 구제금융 등 굵직한 이슈들이 불거지면서 유로화가 하락세를 타기 시작했고 이전에는 유로존에 어떤 대책이 나왔을 때 그 뒤로 유로화가 가파르게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에는 지난 6월 29일에 EU 정상회의에서 굵직한 재료들이 나왔고 이로 인해 증시는 어느 정도 반등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로화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전방위적인 유로화 약세 국면이다.
유로엔환율은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유로대 호주달러 환율은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그 외에도 유로화는 원화나 파운드화 등 주요 통화에 대해서도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경신하는 등 주가와 다른 통화 등 모든 자산에 비교해 약세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이전까지 유로화가 버틸 수 있었던 여력은 유로존 시스템이 유지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 독일의 경제는 굉장히 탄탄하기 때문에 유로존을 잘 받쳐줄 수 있다는 인식, 또 수급적으로는 유로존 은행들이 소위 디레버리징을 하면서 해외 자산을 매각해 국내로 가지고 들어옴으로 인해 생기는 유로화 수요 등이 있었다.
그런 유로화 수요도 일단락되어 가고 있고 유로존에서 ECB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려가고 있는데 ECB가 시장에 대응하는 방향 자체가 유로화의 공급을 확대할 수밖에 없다. 결국 유로화의 공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기대와 유로존이 장기적인 침체에서 벗어나는데 상당히 시일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인식들이 맞물리고 있다. 그래서 유로존 은행들의 디레버리징이 올해 상반기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진 이후 유로화 약세가 드러나고 있다.
지난 유로존 위기가 불거진 5월 이후 주요 통화에 대한 등락률 차트를 보면 엔화를 제외한 모든 통화가 달러에 대해 약세다. 안전통화인 달러에 대한 수요가 시장에 만연해 있고 이로 인해 달러가 주요 통화에 대해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예전 금융위기 이후에도 증시가 하락할 때마다 달러는 강세를 보여왔지만 현재는 과거와는 조금 다르다. 과거에는 달러 이외에 엔화나 스위스 프랑, 금 등 다른 대체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동시에 일면서 오히려 달러는 유동성 공급이라는 재료에 의해 그다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국이 추가적인 양적완화에 대해 상당히 소극적인 입장을 견지하고 있고 미국경기가 다른 선진국보다 훨씬 나은 모습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금융시장 위기 국면에서도 달러가 다른 자산에 대해 특히 우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것이 올해 달러화의 특징이다.
환율 등락률만 보면 올해 호주달러가 강했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데 최근 유로존에 대한 대책이 나온 이후 유로화가 다른 통화보다 굉장히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그 배경 중 하나는 중앙은행들의 호주 채권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호주달러에 대한 인식의 다른 국면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이것은 갑자기 드러낸 재료는 아니고 금융위기 이후 새롭게 나타난 트렌드다. 금융위기 전까지만 해도 미국, 유로화 채권이 양대 글로벌 자산 운영의 큰 포트폴리오 축을 담당했었다. 그런데 유로존마저 재정위기에 빠지고 작년 미국도 재정문제에 부딪히면서 또 다른 자산에 대한 수요가 시장에 나타났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으로 선호되는 자산은 호주채권이다.
호주와 우리나라 주요 지표를 비교해보면 호주는 AAA 국가이면서 CDS 프리미엄이 100bp 이하로 낮다. 그리고 국채수익률이 3%에 가까워 높은 편이고 GDP 성장률도 작년 기준 2.08%, 올해 상반기에도 3% 넘는 성장률을 기록했었다.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안정성과 고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자산으로 호주가 부각되고 있다.
한국은 호주와 비교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여러 가지가 있다. 신용등급이 많이 뒤쳐지고 CDS 프리미엄도 호주보다 훨씬 높다. 그러나 안정성과 수익률이라는 측면에서 원화를 다른 자산에 비해 선호할 수 있는 인식이 시장에서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과거 선진국 일변도의 채권 트렌드가 또 다른 자산에 대한 수요로 옮아가고 있는 현상을 엿볼 수 있다.
사실 요즘 투자자들은 환율에 관심이 없을 것이다. 다른 변동성은 많은데 원화가 워낙 변동성이 낮다. 그리고 5월에 환율이 1180원 대로 급등을 하기는 했지만 그 이후로 보여주는 모습이 다른 통화 대비 너무나 안정적이다. 최근 오르면 매물이 나오고 빠지면 매수세가 나오면서 여전히 일정 범위 안에 들어서면 굉장히 혼조세이며 박스권 양상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원화에 대한 환율 변화 기대를 낮춰주고 있다.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가장 대표적으로 원화가 안정적인 이유 세 가지를 꼽자면 경상수지의 흑자로 올해 GDP는 2% 정도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리고 외국인 채권 매입 등 자본흐름이 안정적이다. 또 재정여건이나 단기 외화 유동성이 뚜렷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것 때문에 다른 외부적인 재료로 인한 원화환율의 반응은 낮을 것이다.
하지만 스페인의 국채금리가 7%를 넘어서고 있고 8월에 근접할수록 외환 수급상 달러수요가 늘어난다. 5, 6, 7월 정도는 우리나라가 계절적으로 달러공급이 많은 시기로 수출이 더 잘 되는 시기다. 그러나 8월에 들어서면서 해외여행 등 달러 수요는 많고 수출은 줄어드는 계절적인 요인이 작용할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원달러 환율은 하락보다 상승 재료에 다소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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