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발트 빛 바다위 '여유'…난 지금 지중해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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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프랑스 지중해 연안
마르세유港 출발 요트여행…2시간15분 코스 3만원선
이프섬에서 병풍바위까지 지중해의 절경 '만끽'
브리지트 바르도가 살던 작은 항구도시 생트로페, 할리우드 스타 별장 즐비
토플리스 일광욕 '아찔'
마르세유港 출발 요트여행…2시간15분 코스 3만원선
이프섬에서 병풍바위까지 지중해의 절경 '만끽'
브리지트 바르도가 살던 작은 항구도시 생트로페, 할리우드 스타 별장 즐비
토플리스 일광욕 '아찔'
지중해는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이다. 대도시 문명과 인접한 바다인데도 놀랄 만큼 투명하고 깨끗한 풍광을 갖췄기 때문이다. 해안선의 자연환경은 경이롭다. 항구에 정박 중인 배들도 아시아 항구도시의 그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허름한 고기잡이 배들이 비린내를 풍기는 게 아니라 호화로운 요트들이 관광객의 시선을 동여맨다. 프랑스 최대 항구도시 마르세유에서 보트 여행으로 둘러본 해상국립공원은 지중해의 절경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해상국립공원 보트여행
마르세유 시청 근처 항구에서 보트여행 표를 샀다. 승선료는 2시간15분, 3시간15분짜리가 각각 3만원과 4만원 선이다. 승객들은 대부분 프랑스인을 비롯한 유럽인이다.
보트는 빠른 속도로 항구를 벗어난다. 먼저 이프섬을 지나친다. 높다란 담벼락으로 둘러쳐진 성이 눈에 들어온다. 빅토르 위고의 소설 ‘몬테크리스토 백작’에서 백작이 수감된 감옥으로 묘사된 곳이다. 이프는 원래 항구를 방어하기 위한 요새였지만 별다른 전투를 치른 적은 없고, 감옥으로 바뀐 뒤 면회가 완전히 금지된 중죄수들을 수용하면서 악명을 떨쳤다고 한다.
보트는 해안선을 따라 이동하다 작은 마을마다 멈춘다. 마을들에는 10가구 미만의 사람들이 살고 있다. 어촌 앞 요트들 위에선 남녀가 나체로 일광욕을 즐긴다. 우리네 해변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경이다. 바캉스족들은 하얀 암벽 위에서도 햇볕을 즐긴다. 젊은 남자들은 높은 암벽 위에서 다이빙도 한다. 암벽이 흰색을 띠는 이유는 석회질이 많기 때문이다. 코발트블루 물색과 대비된 암벽은 더 하얗게 느껴진다. 보트는 진한 파란색의 바닷물에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달린다. 그러다 한 구간에서는 연두색으로 바뀐다. 수면 아래 산호 때문일 것이다.
이런 풍광을 즐기면서 한 시간쯤 달렸을 때 멋진 장관이 펼쳐졌다. 거대한 ‘병풍바위’가 눈부시게 내걸렸다. 높고 넓은 암벽이 마치 우리네 병풍을 연상시켰다. 그 바위의 스카이라인은 푸른 하늘과 맞닿아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을 연출했다. 바위들 틈새에는 소나무가 곳곳에 자라 운치를 더해줬다. “프랑스의 해금강이다!” 관광객들 사이에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이 장관을 본 것만으로도 보트여행은 충분한 값어치를 했다.
◆항구에서 즐기는 해물 쟁반요리
보트가 돌아온 마르세유 항구에는 수천대의 요트가 정박해 있다. 일종의 대형 주차장을 연상시키는 주선장(駐船場)이랄까. 이탈리아 베니스 항구가 여성적이라면 마르세유 항구는 전체적으로 남성적으로 느껴졌다. 스케일이 크면서도 항구 도시 특유의 거친 듯한 생기가 넘쳤다. 아침에 열리는 어시장에서는 삶의 기운이 약동했다. 마르세유 시내 풍경은 누구나 프랑스 영화 ‘택시’로 한 번쯤 접해봤을 것이다. 주인공이 ‘광속’으로 택시를 몰면서 누비던 곳이다. 마르세유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의 탈환 작전으로 잿더미가 된 후 재건됐다.
역사적으로 주변국들에 마르세유를 알린 건물은 언덕 위에 19세기 신비잔틴 양식으로 축조된 ‘노트르담 드 라 가르드’ 성당이다. 종탑 꼭대기의 황금 성모마리아상은 항해하던 배들에 등대 역할을 했다고 한다. 성당 내부의 화려한 모자이크 장식도 매력적이다. 노트르담 성당과 함께 대표적인 종교 건축물로는 생 마리 마죄르 성당이 꼽힌다. 줄무늬 모양의 외관이 인상적이다.
배가 출출해지면 현대식 건물인 생 샤를르역으로 가면 된다. 이곳의 스낵바에서는 간편식을 즐기기에 좋다. 하지만 마르세유의 대표 음식인 해물요리를 먹으려면 항구로 가야 한다. 항구 근처 해물요리 식당에서 3명이 먹을 수 있는 스페셜 쟁반요리(약 9만원)를 주문했다. 신선로 같은 은색 쟁반에 온갖 해물이 나온다. 바닷가재와 게는 익힌 뒤 삶아서 냉장 보관한 것이다. 우리네 해산물 뷔페에서 먹는 맛과 비슷했다.
그런데 홍합과 조개는 날것으로 나왔다. 대체로 삶아서 먹는 우리 식과는 달랐다. 조개를 날것으로 먹으니 비릿한 맛이 느껴졌다. 거기에 프랑스인들은 3가지 소스를 곁들여 비린내를 상쇄시킨다. 모로코식 요리인 쿠스쿠스(couscous)도 추천할 만하다. 야채 수프와 치킨, 밥 등을 혼합한 요리다. 여기에 콩과 건포도를 매콤한 소스와 곁들여 먹는다.
◆부유층 최고 휴양지 생트로페
마르세유에서 동쪽으로 두 시간 거리에 있는 작은 항구 생트로페는 유럽 부유층의 최고 휴양지다. 1960년대 섹스 심벌 브리지트 바르도가 살면서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 항구는 할리우드 스타들의 휴식처이기도 하다. 최근 비욘세, 우마서먼, 앤 해서웨이 등이 여름 휴가를 보내는 사진이 파파라치들에게 잡혔다. 장쯔이와 이스라엘 재벌 비비네보도 여기서 비밀휴가를 보내다 들켰다. 조니 뎁도 영화 스케줄이 없을 때 이곳의 별장에서 지낸다.
생트로페 주변에는 유명인들의 호화별장이 즐비하다. 집 안팎에는 정원수들이 멋진 풍채를 자랑한다. 이곳의 집값은 모나코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비싼 10대 지역으로 조사됐다. 생트로페 항구의 요트들은 마르세유 항구에 정박한 요트들보다 크고 화려하다. 요트들의 위세에 가려져 페라리 등 고급 스포츠카들은 관심을 받지 못한다.
유럽 부호들은 왜 요트를 좋아할까. 요트는 유명인사들이 외부인의 시선을 피해 은밀한 시간을 보내기에 좋다. 명사들은 요트를 타고 바다로 나가서 호젓한 휴가나 품격 있는 파티를 즐긴다. 요트 안에서 벌어진 일은 그들만의 비밀이다. 감시카메라가 사방에 놓여 있는 육지에서는 늘 누군가의 시선에 포착된다. 우리나라도 소득수준이 높아지면 요트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요트가 많은 항구 거리의 모퉁이를 돌아 한적한 곳에 이르면 웃통을 벗고 일광욕을 즐기는 피서객들을 만날 수 있다. 그들은 상의를 벗는 게 너무나 자연스럽다. 하지만 ‘동양의 촌놈’은 눈길을 두기가 마땅찮다. 선글라스를 썼는 데도 말이다.
생트로페는 항구와 올드시티의 운치를 겸비한 곳이다. 해안에는 엽서와 장신구, 인형 등을 파는 기념품 가게와 모자 옷 등을 판매하는 의류가게가 많다. 커피와 스파게티, 스테이크 등을 내놓는 카페와 레스토랑들도 있다.
골목길로 접어드니 브리지트 바르도를 모델로 한 팝아트를 전시한 화랑이 나온다. 화랑은 돌로 지어진 건물에 있다. 골목길의 집들은 대부분 돌로 축조됐다. 길바닥에도 돌이 깔려져 있다. 키 큰 정원수들은 돌담 너머로 머리를 내밀고 있다. 유서 깊은 마을의 정취가 가득하다. 골목길에 있는 명품숍들의 내부 인테리어도 개성적이다.
이곳은 프랑스 현대 미술의 발상지 중 한 곳이다. 색채미술의 거장 마티스가 1904년부터 정착하면서 ‘야수파’의 강렬한 색채 폭발을 이끌어냈다. 마티스보다 이곳에 먼저 정착한 폴 시냑은 ‘점묘화’를 개척했다. 그는 이곳의 태양빛을 분해하고 사물을 점으로 인식해 화폭에 재조합했다.
생트로페에서 칸으로 가는 버스를 타니 최고급 휴양지 지중해의 면모를 만끽할 수 있다. 오른쪽에는 짙푸른 바닷물이 펼쳐지고 왼쪽 언덕에는 고급 별장촌이 도열해 있다. 아마도 프랑스 남부 해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코스가 아닐까 싶다.
[여행 팁] 칸·모나코 등 해안 관광, 동부지역 니스서 시작
프랑스 남부 지중해 연안 지역을 일컫는 ‘코트다쥐르’ 여행은 대개 동부에 있는 니스로부터 시작한다. 니스로 가려면 인천공항에서 여객기를 타고 프랑크푸르트나 파리를 경유한다. 니스 옆에는 카지노로 유명한 도시국가 모나코가 있다. 니스에서 서쪽으로 기차로 30분 거리에는 영화제로 유명한 칸이 있다. 칸과 니스, 모나코 등은 코트다쥐르의 3대 도시다. 한국 여행객들이 자주 들른다.
그러나 마르세유나 생트로페는 한국인들에게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마르세유는 칸에서 서쪽으로 기차로 2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생트로페는 마르세유와 칸의 중간쯤에 있다.
인구 85만명의 마르세유는 파리, 리옹에 이어 프랑스에서 세 번째로 큰 도시이자 제1의 항구 도시다. 시내 여행은 마르세유의 중심인 구항구(vieux port)에서 시티투어 버스를 타면 해결된다. 노트르담 성당 등 주요 볼거리들을 경유한다.
생트로페는 마르세유에서 해변을 따라 동쪽으로 2시간, 칸에서 서쪽으로 1시간30분 정도 거리에 있다. 여름 휴가철이면 칸과 니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번잡한 생트로페를 가볼 만하다.
호텔 비블로스 생트로페(Hotel Byblos Saint Tropez)는 최고급 부티크 호텔이다. 객실의 유형에 따라 숙박료는 1박에 374~1400달러. 전화번호는 4-9456-6800. 고급 부티크 호텔인 라 바스티드 생트로페(La Bastide de Saint Tropez)는 전통적인 스타일의 스위트와 아파트 식의 방을 갖추고 있다. 숙박료는 객실 유형에 따라 1박에 450~750유로(성수기 기준).
생트로페(프랑스)=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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