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비대증, 매년 증가 추세

서울 은평구에 거주하는 박모씨(56)는 최근 감기 몸살로 종합감기약을 먹고 소변이 막히는 증상이 발생해 응급실로 실려간 적이 있다. 검사 결과, 전립선비대증으로 나타났는데 감기약에 포함된 항히스타민, 에페드린과 같은 성분으로 인해 전립선이 수축된 것이다. 박씨는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평소 감기약 복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여러가지 주의를 기울이게 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6~2010년 조사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6년 45만 8955명에서 2010년 76만 7806명으로 5년 동안 67.3%나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이 13,7%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갑자기 소변이 막혀 방광이 소변으로 가득 차는 급성요폐 증상이 많았는데, 이런 이유로 응급실을 찾은 남성 10명 중 7명이 전립선 비대증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립선비대증은 40대부터 점차 증가해 50대 이상에서 주로 발생한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노화, 스트레스 등이 주요 원인이다.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50대 이후 환자가 전체 90%를 차지하고 있다

정연환 연세플러스비뇨기과 원장은 “전립선비대증 환자가 자신의 증상을 감지하지 못하고 감기약을 복용한 뒤 소변을 아예 보지 못하는 요폐 때문에 응급실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전립선비대증 환자는 감기약과 같이 전립선을 자극하는 성분이 있는 약을 복용할 경우 특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립선비대증은 대부분의 환자들이 50대 이후 노인층이기 때문에 증상이 발생해도 노화로 생각하고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랜기간 방치하게 되면 방광과 콩팥이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심한 경우 요독증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중년 이후 남성이라면 전립선비대증의 진단을 받아보고, 조기에 치료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립선비대증 치료는 환자의 상태가 경미하거나 환자가 수술을 원하지 않을 경우, 혹은 수술의 위험도가 높을 때 알파차단제나 남성호르몬제 등의 약물요법을 시행한다. 하지만 약물요법으로 치료의 호전이 없을 경우 의사의 판단에 따라 전립선절제술 및 레이저 수술요법을 시술하게 된다.

정 원장은 “최근에는 수술요법인 레이저전립선수술이 전립선비대증 환자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크게 기여를 하고 있다”며 “레이저전립선수술은 혈관에만 선택적으로 흡수되는 고출력 레이저를 사용해 전립선 주변조직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안전하고 신속하게 비대해진 전립선조직을 제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립선비대증은 규칙적인 생활과 충분한 휴식, 그리고 너무 오래 앉아 있는 것을 피하는 것으로 예방할 수 있다. 또한 건전하고 적절한 성생활과 규칙적인 운동이 전립선비대증 극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0대에 50%, 60대에 60%까지 유병률이 높아지는 질환이기 때문에 40대 이후 이상 징후가 보인다면 검진 차원에서도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