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길은 빗물과 먼지, 기름기 등으로 인해 맑은 날 도로보다 매우 미끄럽다. 차량 정지 때 제동거리가 길어진다. 미끄러짐 현상으로 인해 핸들 조작이 어렵다. 잘못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 따라서 도로별 제한속도와 자동차 상태를 정확히 알고 주의할 필요가 있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에 따르면 빗길 커브 구간은 직선 구간보다 치사율이 약 2.7배 높다고 한다. 빗길 커브 구간에서는 주행 한계속도가 마른 노면보다 약 25% 떨어진다. 급제동 거리가 9.8% 증가해 돌발 상황 때는 앞선 차량과 추돌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미끄러짐 현상으로 인해 도로 이탈 및 중앙선 침범 등 대형사고가 나기도 한다. 커브 구간에 진입할 때는 속도를 미리 20% 이상 감속하고 충분히 안전거리를 확보해야 한다.

비가 올 때는 1차로를 피하는 것이 좋다. 반대 차로 차량이 어느 순간 미끄러져 중앙선을 침범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차단벽이 설치돼 있지 않은 낙석 구간의 경우 돌아가더라도 피할 것을 추천한다. 한적한 국도에서 물웅덩이를 발견하면 즉시 속도를 낮추고 한 번에 통과해야 한다. 빠르게 통과하면 수막 현상의 보호를 받을 수 있어서다. 통과한 직후에는 브레이크 패드나 라이닝이 물에 젖어 있을 수 있으므로 브레이크 페달을 가볍게 2~3회 밟아 마찰열로 물기를 말리는 게 현명하다.

비가 오면 반드시 전조등을 켜고 운행하자. 차대 차 사고는 물론 차와 사람이 부딪치는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상대방에게 내 차량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것이다. 기상 정보도 수시로 체크해야 한다. 교통방송과 뉴스를 청취해 어느 지역에 비가 많이 오고 홍수가 났는지 등 기상 상황을 알면 방어운전하기가 더 수월하다.

마지막으로 교통사고나 차량 침수 등에 대비하기 위해 휴대폰에 긴급출동 연락처를 저장해 두는 게 좋다.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상받을 수 있도록 자동차보험과 운전자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빗길 사고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