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적성에 맞는 일을 찾고 난 후 열심히 하면 성공한다고요? 천만의 말씀입니다. 완벽한 적성을 찾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죠. 어떤 일이 주어졌든 최선을 다하다 보면 적성을 찾게 됩니다."

조강래 IBK투자증권 사장(사진)은 지난 17일 한국경제신문과 전국투자자교육협의회 주최로 충남 천안여상에서 열린 ‘금융투자회사 최고경영자(CEO) 특강’에서 학생들에게 “현재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을 강조했다. 조 사장은 이날 학생들에게 ‘진로와 적성’ ‘금융계 취업 노하우’ ‘콤플렉스 극복법’ 등에 대해 사례와 경험을 담아 강의했다.

조 사장은 먼저 이나모리 가즈오 일본항공(JAL) 회장의 일화를 소개했다. “지방대 출신인 이나모리 회장은 중소 화학회사에 취직한 후 한동안 실의에 잠겨 회사를 옮길까 고민에 빠졌죠. 그러나 결국 깨달은 건 ‘지금 일에 만족하며 재미있게 일하는 법을 배우자’였습니다.” 조 사장은 “그후 이나모리 회장은 집에서 담요를 회사로 가져와 밤낮없이 일했고 27세에 세라믹 부품 회사인 교세라를 창업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웠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또 초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했고 집안도 가난했던 마쓰시타 고노스케 마쓰시타전기(현 파나소닉) 창업자의 인생을 조명했다. “마쓰시타는 학벌, 집안, 건강 모두 안 좋았지만 이를 ‘3가지 행운’이라고 여겼습니다. 가난한 집안이라 겸손해졌으며, 배운 게 없어 타인의 조언을 경청하게 됐고, 몸이 약해 건강에 신경쓰게 됐다는 거죠.” 콤플렉스와 단점도 오히려 축복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조 사장은 학생들에게 어떤 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적어도 한 분야에 1만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연구 조사를 소개했다. 그는 “과실이 열매를 맺을 때도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이 필요하다"며 “환경이나 조건이 안 맞는다고 불평하기보다 믿음을 갖고 기다리는 것도 지혜”라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자신도 20여년 전부터 “회사의 CEO가 되자”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고 했다. “평사원 때부터 말과 생각, 행동을 CEO처럼 하겠다고 마음 먹었죠. 그러다 보니 어느덧 이 자리에 올라왔습니다.” 조 사장은 2004년 유리자산운용 대표, 2006년 산은자산운용 대표 등 CEO 경력만 9년에 달한다.

그는 “학력 인플레이션이 심해 대학을 나와도 취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며 “졸업 후 빨리 취직할 수 있는 상고 출신이 경쟁력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인의 가계금융자산에서 투자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35%로 미국(70%)의 절반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금융투자회사에 취업할 기회가 많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