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 야심작, 눈물의 '반값 땡처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윈도폰 '루미아 900', 석달 만에 가격 인하
갤럭시S·아이폰에 밀려 "中시장 사실상 포기"
갤럭시S·아이폰에 밀려 "中시장 사실상 포기"
“루미아900은 단순히 좋은 제품이 아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새로운 생태계를 창출할 것이다.”
지난 4월8일 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가 한 말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개발한 ‘야심작’ 루미아900을 통해 애플 등에 빼앗긴 영토를 찾아올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판매가 시작된 지 100일이 채 지나지도 않아 노키아는 루미아900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내리기로 했다. ‘땡처리’에 들어간 셈이다. 노키아의 추락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노키아는 이미 시장 관심 밖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노키아가 루미아900의 미국 판매 가격을 99달러에서 49.99달러로 인하했다고 16일 보도했다. 4월 초 출시 이후 3개월여 만에 판매가격이 반토막 난 셈이다. 노키아는 “제품 주기상 가격 인하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며 “삼성전자 갤럭시S2도 가격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갤럭시S2는 판매가 시작된 지 약 2년이 지난 ‘구형 모델'이다. 출시 3개월밖에 안된 루미아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FT는 “노키아가 판매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저가 전략을 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루미아900은 출시 이후 미국에서 약 33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올 2분기 미국시장에서 루미아900을 포함해 노키아 윈도폰이 차지한 비중은 0.3%에 불과했다.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 비중은 각각 51%와 34%였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의 수석 애널리스트 로스 루빈은 “통신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루미아보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를 권한다”며 “노키아가 얼마나 좋은 제품을 만들었느냐와 잘 팔리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미 노키아가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다는 것이다. 제품결함도 판매 부진의 원인이었다. 루미아900 출시 이틀 만에 데이터가 손상되는 버그가 발견됐다. 노키아가 서둘러 오류를 수정하고 보상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신뢰도는 떨어졌다. 또 루미아900의 OS인 ‘윈도폰 7.8’이 MS의 차세대 OS인 ‘윈도폰 8’로 업그레이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완전히 등을 돌렸다.
◆재기 가능할까
노키아는 위기 극복을 위해 덩치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 6월 1만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중국사무소 4곳 중 청두, 상하이 사무소 2곳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노키아 관계자는 “영업활동에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키아는 신제품도 내놓는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루미아910에는 윈도폰 8가 탑재될 예정이다.
그러나 노키아가 영토를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는 중국에서 노키아의 입지가 한층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이폰과 삼성전자 등이 중국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키아가 어떻게 시장을 지켜낼지 의문”이라며 “최근 사무소 폐쇄는 사실상 노키아가 중국시장을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지난 4월8일 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가 한 말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함께 개발한 ‘야심작’ 루미아900을 통해 애플 등에 빼앗긴 영토를 찾아올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판매가 시작된 지 100일이 채 지나지도 않아 노키아는 루미아900 가격을 절반 수준으로 내리기로 했다. ‘땡처리’에 들어간 셈이다. 노키아의 추락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다.
◆노키아는 이미 시장 관심 밖
파이낸셜타임스(FT)는 노키아가 루미아900의 미국 판매 가격을 99달러에서 49.99달러로 인하했다고 16일 보도했다. 4월 초 출시 이후 3개월여 만에 판매가격이 반토막 난 셈이다. 노키아는 “제품 주기상 가격 인하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며 “삼성전자 갤럭시S2도 가격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갤럭시S2는 판매가 시작된 지 약 2년이 지난 ‘구형 모델'이다. 출시 3개월밖에 안된 루미아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FT는 “노키아가 판매 부진을 견디지 못하고 저가 전략을 펴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루미아900은 출시 이후 미국에서 약 33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정된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올 2분기 미국시장에서 루미아900을 포함해 노키아 윈도폰이 차지한 비중은 0.3%에 불과했다. 안드로이드폰과 아이폰 비중은 각각 51%와 34%였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NPD그룹의 수석 애널리스트 로스 루빈은 “통신업체들이 소비자들에게 루미아보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를 권한다”며 “노키아가 얼마나 좋은 제품을 만들었느냐와 잘 팔리느냐는 별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미 노키아가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다는 것이다. 제품결함도 판매 부진의 원인이었다. 루미아900 출시 이틀 만에 데이터가 손상되는 버그가 발견됐다. 노키아가 서둘러 오류를 수정하고 보상 등의 조치를 취했지만 신뢰도는 떨어졌다. 또 루미아900의 OS인 ‘윈도폰 7.8’이 MS의 차세대 OS인 ‘윈도폰 8’로 업그레이드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완전히 등을 돌렸다.
◆재기 가능할까
노키아는 위기 극복을 위해 덩치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노키아는 지난 6월 1만명을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최근에는 중국사무소 4곳 중 청두, 상하이 사무소 2곳을 폐쇄하기로 결정했다. 노키아 관계자는 “영업활동에 효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노키아는 신제품도 내놓는다.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루미아910에는 윈도폰 8가 탑재될 예정이다.
그러나 노키아가 영토를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많다.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하는 중국에서 노키아의 입지가 한층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이폰과 삼성전자 등이 중국시장 공세를 강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키아가 어떻게 시장을 지켜낼지 의문”이라며 “최근 사무소 폐쇄는 사실상 노키아가 중국시장을 포기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