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구소(SERI)는 매년 ‘CEO가 휴가 때 읽을 책’ 목록을 발표한다.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주목하는 이 목록에 들어가기만 해도 책의 판매량이 수만 부 늘어날 정도로 삼성경제연구소의 영향력은 막대하다.

SERI는 유료 강의 사이트 ‘SERI CEO’와 자체 홈페이지 회원, 주요 연구원들의 추천도서 1000여권을 분석한 후, 전문가들의 토론과 검증 과정을 거쳐 총 14권의 추천도서를 선정했다.

경제경영 부문에서는 새로운 리더십, 행동경제학, 사람의 마음을 간파하는 방법에 관련된 책이 많았고, 인문교양 부문에서는 인간의 역사를 색다른 방식으로 재조명하는 책이 선택되었다. 김진혁 수석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CEO들은 시대 트렌드를 읽고 21세기에 알맞은 경영 아이디어를 창조하는 책을 주로 읽는다고 한다.

‘CEO가 휴가 때 읽을 책 14선’에 선정된 책 중 리즈 와이즈먼의 '멀티플라이어'는 CEO들의 최근 독서 화두에 알맞은 책이다. 저자는 조직의 지혜와 창의력을 최대로 이끌어내는 멀티플라이어 리더에 대해서 설명한다. 스스로의 천재성에만 사로잡혀 독단적으로 행동하는 리더는 오히려 회사의 생산성을 저해한다. 집단 지성을 성장시키기 위해 팀원의 사소한 재능을 천재성으로 진화시키는 리더가 되는 방법을, 저자는 다양한 사례를 통해 독자에게 알려준다.

유행의 탄생과 열강의 몰락을 통해 ‘직관’의 힘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증명하고 있는 책 '대중의 직관' 역시 주목할 만하다. 대중의 ‘사회적 분위기’는 합리적인 분석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감각적이고 동물적인 느낌으로 형성된다. 이를 간파하는 것이 미래를 읽을 수 있는 능력이라고 말하는 저자는 다양한 분야의 사회경제학적 방법론을 독자에게 들려준다.

그 밖에 '더 체인지', '디맨드', '바로잉', '생각에 관한 생각', '어떻게 원하는 것을 얻는가'가 경제경영 추천 도서로 선정되었으며, '가끔은 제정신', '러쉬!',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 '세상의 모든 전략은 전쟁에서 탄생했다', '시빌라이제이션', '일침', '책은 도끼다' 등이 인문교양 추천 도서로 선정됐다.

SERI가 선정의 공정성을 위해 최종 명단이 발표되기 전까지 철저히 보안을 유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