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을 감동시켜야 金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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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D-11] 메달리스트들에게 듣는다 上 - 후배들에 대한 조언
“올림픽 금메달을 따려면 하늘을 감동시킬 정도가 돼야 합니다. 우리 선수들은 힘든 훈련을 모두 소화했습니다. 세계 최고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컨디션 유지에 신경써야 할 때죠.”(안한봉 레슬링대표팀 코치)
한국 스포츠 영웅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안한봉 김영호 이봉주 이동수 이배영 등 올림픽 메달리스트 5명이 서울 방이동 대한체육회 회의실에서 올림픽 경험담을 풀어놓았다. 국가대표팀 코치, 대학교 지도자, 방송 해설위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들은 런던올림픽을 앞둔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이들이 경험한 올림픽 에피소드와 런던올림픽 전망을 들어봤다.
▷사회=어떻게 지내고 있나.
▷안한봉=바르셀로나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고 아테네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맡아 정지현 선수의 금메달 획득을 지원했다. 현재 삼성생명 레슬링단 감독을 하면서 7년 만에 국가대표팀 그레코로만형 코치로 힘을 보태고 있다.
▷김영호=시드니에서 금메달을 딴 뒤 2008년까지 대표팀 코치로 일했다. 지금은 로러스 펜싱클럽의 감독이다.
▷이봉주=선수 생활을 그만둔 지 3년 정도 됐다. 손기정기념재단 이사로 일하고 있다.
▷이동수=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코치로서 혼합복식 이용대-이효정 조 등을 지도해 금메달 1개, 은메달 1개를 땄다. 지금은 한국체육대에서 지도자로 일하고 있다.
▷이배영=베이징에서 메달을 놓친 뒤 대표팀을 은퇴하고 지금은 아산시청 소속으로 국내 대회에만 출전하고 있다.
▷사회=런던올림픽 개막이 1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대표팀의 예상 성적은.
▷안한봉=레슬링은 약점으로 지적됐던 체력을 보강하기 위해 강도 높은 훈련을 했다. 최소 금메달 1개를 기대하고 있다. 컨디션에 따라 색깔에 관계 없이 메달 3개를 기대하고 있다.
▷이동수=배드민턴 대표팀의 분위기도 좋다.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이후 메달을 꾸준히 따냈다. 효자종목으로서 부담감이 있지만 런던올림픽에서는 남자복식 이용대-정재성 조 등 메달 1~2개는 나올 것으로 예상한다.
▷이봉주=런던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들의 실력은 세계적인 수준에 비해 조금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정진혁 선수를 비롯 대학 선수들이 패기를 갖고 도전하면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올림픽에선 의외의 인물이 혜성처럼 등장한 경우가 많았다.
▷이배영=역도는 금메달을 바라보고 런던에 간다. 경쟁은 치열하다. 사재혁 선수가 메달에 가깝긴 하나 경쟁자가 많고, 장미란 선수는 부상에서 회복 중이어서 다른 나라 선수들의 컨디션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김영호=열심히 준비한 만큼 펜싱에선 색깔 구별 없이 메달 3개를 획득할 전망이다. 금메달은 1개 정도 예상한다.
▷사회=기억에 남는 올림픽 에피소드는.
▷이배영=베이징올림픽 때 부상으로 메달을 놓친 것은 잊을 수 없다. 인상에서 한국신기록을 들었는데 중국 선수와 기록이 3㎏밖에 차이가 안났다. 그런데 용상에서 종아리에 쥐가 나는 바람에 메달을 따지 못한 게 아쉽다. 그때 국민적 관심이 대단해서 지금까지 기억하는 분들이 있다.
▷김영호=2000년 시드니에서 처음엔 주목받지 못했다. 다른 선수가 먼저 동메달을 따니까 관심이 시들해져서 혼자 해내고 말겠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장미란 등 다른 메달 유망 종목으로 응원단이 몰렸는데 보란듯이 펜싱 사상 첫 번째 올림픽 금메달을 따냈다.
▷사회=런던으로 향하는 후배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김영호=연습하던 대로 담담하게 훈련을 계속하고 컨디션을 유지해야 한다. 무엇인가를 특별히 하려고 하기보다 몸에 밴 습관을 그대로 이어가며 균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이동수=이 시기에는 많은 운동량보다 마음을 평온한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마인드컨트롤이 가장 중요하다.
▷이배영=올림픽은 얼마나 적응하느냐의 문제다. 경기 욕심에 마음이 앞서면 실수가 나온다. 메달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차근차근 본인이 훈련했던 대로 집중하고, 그러다보면 자연적으로 적응되고 안정감도 찾을 수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