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민복
사람 그리워 당신을 품에 안았더니
당신의 심장은 나의 오른쪽 가슴에서 뛰고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우리 선천성 그리움이여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여
내리치는 번개여
심장은 왜 왼쪽에 있을까요. 보고 싶으면 두근거리고, 마주 보면 콩닥거리고, 안아 보면 화끈거리는 영혼의 숯불. 서로 껴안으면 오른쪽 가슴을 달구는 ‘선천성 그리움’의 잉걸불. ‘끝내 심장을 포갤 수 없는’ 운명 때문에 ‘하늘과 땅 사이를/ 날아오르는 새떼’처럼 화들짝거리고 ‘내리치는 번개’보다 더 뜨거운 사랑. 오늘은 그리운 사람의 이름을 보듬고 시인의 마을로 여행을 떠납니다. 강화도 다리 건너 초지인삼센터, 거기 늦장가 든 함민복 시인의 깨소금 같은 가게 ‘길상이네’가 있습니다. ‘달빛 찬 들국화길/ 가슴 물컹한 처녀 등에 업고/ 한 백리 걸어보고 싶구랴’(농촌 노총각)라던 그의 왼쪽에서 ‘선천성 그리움’의 몸짓으로 환하게 웃고 있는 동갑내기 부인도 함께.
고두현 문화부장·시인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