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셰일가스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가스전 지분 매입뿐 아니라 채굴에 필요한 장비와 소재 등으로 투자 분야를 넓히는 추세다. 셰일가스는 진흙으로 이뤄진 퇴적암층(셰일층)에서 뽑아낸 천연가스를 말한다. 미국을 중심으로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최근 들어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일본 중공업그룹인 IHI는 노르웨이 기업인 쿠바나의 미국법인으로부터 육상 플랜트 건설 부문을 인수한다. 쿠바나 미국법인은 셰일가스 시추 및 가공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다. IHI는 이번 인수를 통해 암반에서 꺼낸 셰일가스를 정제해 불순물을 제거한 뒤 액상으로 가공하는 종합플랜트 건설 수주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계획이다. 3년 후 매출 목표는 200억엔으로 잡았다. 미국을 중심으로 수주활동을 벌인 뒤 아시아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종합상사인 소지쓰는 희귀금속의 하나인 중정석(重晶石)을 확보하기 위해 멕시코에 있는 광산의 지분을 매입한다. 중정석은 셰일가스를 뽑아낼 때 나오는 흙이나 바위 등을 제거하는 데 사용하는 소재로 비중이 무거운 것이 특징이다. 암반을 깎아서 생긴 구멍에 중정석을 물에 타 주입하면 흙과 바위가 위로 떠올라 제거하기 쉬워진다.

일본 종합상사를 중심으로 셰일가스전 투자도 활발하다. 미쓰비시상사는 캐나다 에너지업체 엔카나의 브리티시컬럼비아 셰일가스전 지분 40%를 4800억엔에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이토추상사는 미국 내 가스전을 미국 펀드와 공동으로 5400억엔에 사들일 계획이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