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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병원서도 배우러 오는 대전선병원 "병원은 환자들이 위로 받는 곳…가슴 따뜻한 '진짜 명의' 모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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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기업人 - 파워경영인 생생토크] 선승훈 대전선병원 의료원장

    잘나가던 '3형제' 낮은곳으로 내려와 '환자 최우선' 실천
    일본·인도 병원 등 줄지어 연수·견학
    지난 5월19일 대전선병원(영훈의료법인, 이사장 선두훈·의료원장 선승훈). 서울대병원 관계자 10명이 이곳을 찾아왔다. 이들은 시설 곳곳을 둘러보고 병원 관계자로부터 경영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서울삼성병원 원장단과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들도 작년에 이 병원을 찾았다. 이들은 국내 정상급 병원이다. 뿐만 아니다. 1년이면 전국 각지의 병원 관계자들 수백명이 찾아온다. 일본의 유명한 가메다병원 등 해외 병원 경영진들도 수시로 방문한다. 최근에는 인도 아폴로병원 의료진 4명과 몽골 국립제3병원 의료진 4명이 연수나 견학을 위해 와 있다.

    대전선병원은 대전에 있는 지방병원이다. 대학병원도 아니다. 일개 종합병원일 뿐이다. 그런데 왜 이들이 대전까지 찾아오는 것일까. 이 병원은 몇 가지 독특한 문화를 갖고 있다. 예컨대 간호사들은 환자나 보호자가 자신들이 일하는 곳으로 찾아오면 즉시 일어나 응대한다. 앉아서 고개만 들고 대답하는 법이 없다. 이를 ‘발딱 응대’라고 한다. 간호사들은 병실을 드나들 때 고개 숙여 인사한다. 늘 수첩을 갖고 다니며 환자가 말하는 애로사항을 꼼꼼히 적어 담당의사에게 보고한다. 건성으로 듣고 흘려보내는 법이 없다. 의사들도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오면 먼저 인사한다. 공휴일에 발생할 수 있는 응급환자를 위해 해당 전문의는 병원 근처 자택에서 대기한다. 특히 뇌졸중 등 긴급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전문의는 휴일에도 전화를 받으면 즉각 병원에 도착해 응급실로 뛰어 들어온다. 군대의 ‘5분대기조’와 비슷하다.

    이른바 ‘환자 최우선주의(Patient First)’다. 이를 모토로 12가지 진료 가이드라인을 갖고 있다. 여기에는 △환자의 말을 경청한다 △병원 이익보다 환자 편의를 우선한다 △진료를 마칠 때는 반드시 ‘다른 궁금한 것은 없읍니까’라고 묻는다 등이 들어 있다.

    병원경영을 총괄하는 선승훈 선병원 의료원장은 “환자는 치료 대상이 아니라 존중받아야 할 인격체”라며 “이들을 사랑으로 대하는 게 가이드라인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 병원의 목표는 ‘우리를 찾는 모든 이에게 언제나 제약없이 최선의 진료를 제공한다’이다. 이 병원 설립자인 고(故) 선호영 박사의 철학이다. 선 박사는 서울대 의대를 나와 독일 하이델베르크대에서 정형외과 박사학위를 딴 뒤 1966년 대전 선화동에서 병원 문을 열었다. 당시엔 가정집 옆 2층짜리 작은 건물에 침대 10개를 놓고 시작했다. 이 병원이 1000병상 규모로 성장하고 ‘위암·대장암 수술 잘하는 병원 1등급’으로 평가받은 데 환자 최우선주의가 한몫한 것은 물론이다.

    대전선병원은 선두훈 이사장(55), 선승훈 의료원장(53), 선경훈 치과병원장(49) 3형제가 경영하고 있다. 이들은 ‘누구나 선망하는 곳’에서 ‘낮은 곳’으로 내려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선 의료원장은 미국 버클리대와 조지타운대를 나와 미국 씨티은행의 자금부장으로 근무하다 아버지인 선 박사의 부름을 받고 가장 먼저 고향 대전으로 내려왔다. 이때가 1992년. 월급이 반토막 이하로 줄어든 것은 말할 것도 없다.

    형인 선 이사장은 의사들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대학교수(가톨릭대 의대교수 고관절전문의) 자리를 던지고 합류했다. 동생인 선 치과병원장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치과대학을 나와 미국에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는데도 집안의 부름을 받고 급거 귀국했다. 그는 지금 하루 600명의 치과 환자가 찾는 종합치과병원을 일궈냈다. 하지만 이들이 합류할 당시인 1990년대의 선병원은 이름없는 작은 지방병원에 불과했다.

    변화를 주도한 선 의료원장은 미국의 메이요클리닉 등 해외의 이름난 병원 수십곳을 다니며 병원경영을 배웠다. 그는 “병원은 병을 치료하는 곳이자 마음의 위로를 받는 곳”이라며 “그런 면에서 환자에 대한 배려가 가장 중요하다고 결론내렸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모든 시스템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처음엔 ‘유명 의사’를 모셔오는 데 힘을 쏟다가 ‘따뜻한 가슴으로 진료하는 의사’를 모셔오기로 방향을 바꾼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마음 졸이는 환자를 놔두고 정시에 퇴근하는 명의는 필요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대신 그는 “좀 더 늦게까지 남아서 환자와 얘기하고 필요한 환자에겐 자신의 휴대폰 번호까지 가르쳐주는 의사가 진짜 명의”라고 덧붙인다.

    그는 “해외 환자가 많은 태국의 사미티벳병원에서 간호사가 환자와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무릎을 꿇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런 서비스정신을 병원 경영에 접목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직원들을 해외연수시킨다. 해외 병원이나 서비스로 유명한 호텔 등을 다니며 벤치마킹한다. 여기엔 교토기업들도 포함돼 있다.

    선병원은 요즘 몇 가지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국내 최대 종합검진센터 개원 △차별화된 암센터 구축 △실력있는 의사 영입 등이다. 특히 더 나은 의료 서비스를 위해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출신인 신현춘 박사, 5000여명의 암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있는 이정석 과장, 서울대병원 유방 갑상선외과 출신 유지만 과장, 부정맥 분야 권위자로 꼽히는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최민석 교수, 양악수술의 대가 연세대 출신 윤성회 구강외과 소장 등을 데려왔다.

    아울러 선 의료원장과 이규은 행정원장 등 경영진은 중국 몽골 베트남 러시아 카자흐스탄 등을 다니며 해외환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비스가 좋고 진료 수준이 높다는 소문이 나면서 해외에서 진료받기 위해 오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선 의료원장은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유치에 나섰는데 우리 병원을 찾아오는 순수 해외 환자가 지난해 650명에서 올해 1500명, 내년에는 2000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대전선병원은 환자에 대한 배려를 바탕으로 글로벌 병원으로 도약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해외 환자 겨냥한 초대형 검진센터 설립…국제적 명소로 키울 것"

    호남고속도로 유성IC에서 대전 외곽 방향으로 1㎞쯤 떨어진 대로 변에 아름다운 5층 건물이 있다. 대낮에는 황금빛을 내다가 땅거미가 질 때쯤 은은한 아이보리색으로 바뀐다. ‘예루살렘골드’라는 대리석으로 외부를 마감한 데 따른 것이다. 내부로 들어서면 샹들리에가 영롱하게 빛난다. 최고급 호텔을 연상시키는 이곳이 지난 9일 문을 연 대전선병원 국제검진센터다.

    중앙에는 그랜드피아노가 놓여 있다. 선승훈 의료원장 형제들은 음악애호가다. 선두훈 이사장은 바이올린과 색소폰, 선 의료원장은 피아노, 선경훈 치과병원장은 첼로를 배웠다. 이들은 어릴적 피아노 3중주를 연주하곤 했다. 막내인 선형훈 씨(47)는 줄리어드에서 공부한 바이올리니스트다.

    5층 규모의 이 센터는 세계적인 병원 설계회사인 미국 HDR 작품이다. 이 회사는 아부다비의 클리블랜드클리닉 서울성모병원 등을 설계한 업체다. 실내정원과 고급숙박시설을 갖춘 이 센터는 하루 최대 500명까지 검진할 수 있다. 이상 발견 시 암센터 등과 연계해 즉각 치료가 가능하다. 검진센터에도 최신 설비들이 있지만 암센터에는 대당 60억원짜리 미국 베리안의 최첨단 래피드아크(암수술 장비) 등을 갖추고 있다.

    이 센터는 국내 환자만을 겨냥한 게 아니다. 선 의료원장은 “이미 1000여명의 중국인들이 검진을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국내 최초로 ‘종합검진분야 해외환자유치 선도기관’으로 지정됐다. 이를 위해 해외에 검진센터를 적극 알리는 한편 영어 일어 중국어 몽골어 등을 구사할 수 있는 통역원들을 대기시켜 놓고 있다. 멋진 외관을 가진 이 검진센터가 국제적인 검진 명소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대전=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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