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과 태블릿PC 출현으로 궁지에 몰렸던 국내 전자사전업체들이 신사업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지난해 영업손실만 117억원을 기록했던 코원시스템(사장 박남규)은 차량용 블랙박스 분야로 주 사업방향을 틀었다. 지난해 말 출시된 차량용 블랙박스 ‘오토캡슐’은 출시 6개월 만에 4만5000대가량 팔리며 6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코원시스템이 블랙박스를 신사업으로 선택한 건 관련시장이 급성장하고 있기 때문. 코원시스템은 ‘코원’이라는 브랜드를 바탕으로 현재 전체 매출의 20% 정도인 블랙박스 매출 비중을 연말까지 30%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종관 코원시스템 전략기획실 전무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월 판매량을 7000대에서 연말까지 1만대까지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이리버(사장 박일환)도 회사의 주력 제품군을 1년 만에 완전히 바꿨다. 전자사전과 PMP, MP3 대신 유아용 영상통화 로봇인 ‘키봇2’와 전자책과 같은 네트워크 제품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키봇2는 아이리버가 새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네트워크 디바이스 제품으로 지난 4월 KT와 150억원의 제품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교보문고와 손잡고 지난 1월 출시한 전자책 ‘스토리K’는 출시 9일 만에 초기 물량 4000대가 모두 판매됐다. 그 결과 지난해 전체 매출의 57.5%에 이르던 전자사전과 PMP, MP3 매출 비중은 올 1분기 22.7%로 떨어진 반면, 11.8%에 그쳤던 네트워크 제품군 매출 비중이 1분기 52.3%로 늘었다. 아이리버 측은 네트워크 제품들이 올해 1분기에만 197억원어치 팔리며 1분기 매출 377억원을 달성하는 데 견인차가 됐다고 설명했다.

아이리버 관계자는 “지난해 265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었지만 네트워크 제품 덕에 올해 1분기엔 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수 있었다”며 “하반기엔 네트워크 제품군에 대한 마케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