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효과 노린 '사기 수출' 활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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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제품 '한국산 둔갑' 급증…해외 불신 우려
공업용 제품까지 확산…관세청 "거의 매일 적발"
공업용 제품까지 확산…관세청 "거의 매일 적발"
지난달 초, 관세청 부산세관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중국산 플랜지(공업용 관 이음 접속 부품)를 한국산으로 속여 유럽연합(EU)과 동남아 등에 수출하려는 업체가 있다는 제보였다. 부산세관은 업체 관계자들을 통관 현장에서 붙잡았다. 이들은 저가에 수입한 52억원 상당의 플랜지를 단순 가공한 뒤 포장박스 겉면을 ‘메이드 인 코리아’로 바꿔 놓았다. 유럽 수출시 3.6%, 동남아 수출 때 5~10%의 관세 인하 혜택을 노린 것이었다. 이보다 한 달여 앞서 마산세관은 36억원 상당의 중국산 파이프를 한국산으로 바꿔 수출하려던 H메탈 등 국내 중소 철강사 2곳을 적발, 검찰에 고발했다.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관세 인하 효과를 노리고 중국산 제품을 한국산으로 속여 수출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FTA 체결 확대로 경제 영토가 넓어진 틈을 타 기만적인 이득을 보려는 또 다른 ‘어글리 코리안’의 단면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008년 635억원이었던 국산 가장(假裝) 수출 적발 실적은 2009년 704억원으로 늘어나더니 2010년에는 1169억원으로 급증했다. 작년에는 2010년의 두 배가 넘는 2725억원으로 뛰어올랐다. 한·미 FTA, 한·EU FTA 효과가 본격 나타나기 시작한 올해는 더욱 심각해졌다.
주영섭 관세청장은 “이런 유형의 수출이 거의 매일 적발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정확한 집계가 어려울 만큼 적발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FTA 체결 확대 전에는 단순히 중국산과 한국산 제품의 가격 차이를 노리는 가장 수출이 많았지만 요즘은 관세 인하까지 덤으로 얻겠다는 업체들이 가세하고 있다는 얘기다.
품목도 종전 의류, 손톱깎이, 인삼, 황새치 등 간단한 생활용품이나 농수산식품에서 전기모터, 와이어로프, 플랜지, 체인기어 등 공업용 제품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때문에 최근 한국의 주요 수출 대상국들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검열 확대와 함께 까다로운 원산지 규정 등을 요구해 정직한 수출업체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관세청은 이 같은 양상을 방치할 경우 한국산 제품 전체에 대한 불신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총력 대응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원산지 세탁이나 불법 우회 수출입 등에 대한 적발 기법을 개발하고 조사 인력도 보강해 나갈 계획이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른 관세 인하 효과를 노리고 중국산 제품을 한국산으로 속여 수출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FTA 체결 확대로 경제 영토가 넓어진 틈을 타 기만적인 이득을 보려는 또 다른 ‘어글리 코리안’의 단면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2008년 635억원이었던 국산 가장(假裝) 수출 적발 실적은 2009년 704억원으로 늘어나더니 2010년에는 1169억원으로 급증했다. 작년에는 2010년의 두 배가 넘는 2725억원으로 뛰어올랐다. 한·미 FTA, 한·EU FTA 효과가 본격 나타나기 시작한 올해는 더욱 심각해졌다.
주영섭 관세청장은 “이런 유형의 수출이 거의 매일 적발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며 “정확한 집계가 어려울 만큼 적발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FTA 체결 확대 전에는 단순히 중국산과 한국산 제품의 가격 차이를 노리는 가장 수출이 많았지만 요즘은 관세 인하까지 덤으로 얻겠다는 업체들이 가세하고 있다는 얘기다.
품목도 종전 의류, 손톱깎이, 인삼, 황새치 등 간단한 생활용품이나 농수산식품에서 전기모터, 와이어로프, 플랜지, 체인기어 등 공업용 제품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때문에 최근 한국의 주요 수출 대상국들은 한국산 제품에 대한 검열 확대와 함께 까다로운 원산지 규정 등을 요구해 정직한 수출업체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
관세청은 이 같은 양상을 방치할 경우 한국산 제품 전체에 대한 불신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총력 대응 체제를 갖추기로 했다. 원산지 세탁이나 불법 우회 수출입 등에 대한 적발 기법을 개발하고 조사 인력도 보강해 나갈 계획이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