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열풍에 악기는 잘나가는데…한국악기공업협회 왜 문닫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뉴스카페
한국악기공업협회가 설립 30년 만에 해산했다. 오디션 열풍 등으로 악기를 찾는 이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국내 악기 제조업은 후퇴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악기협회 관계자는 4일 “지난 5월 임시총회를 열고 해산을 결의했다”며 “현재는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로 생산 기지를 옮기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회원 수가 급감했다”며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다 결국 자진 해산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1983년 설립된 이 협회는 국내에서 악기나 악기부품을 제조하는 업체들로 구성돼 있었다. 협회는 이 업체들의 수출입을 지원하고 해외 전시회 관련 업무를 돕는 역할을 했다. 한때 이 협회의 회원 수는 40여곳에 달했다. 하지만 2007년엔 30개, 지난해엔 14개로 대폭 줄었다. 국내에서 악기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많은 업체들이 중국과 동남아 등지로 생산 공장을 이전했다”고 전했다.
2007년 국내에서 생산된 피아노는 1만344대였다. 하지만 2010년엔 2495대로 줄었다. 관악기는 모두 해외에서 생산되고 있다. 국내 악기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업체들도 생산 공장을 옮겼다. 삼익악기는 2010년부터 인도네시아 질릉시에서 피아노 생산량의 90%를 생산하고 있다. 나머지 10%는 독일에서 만든다. 이 때문에 삼익악기는 지난해 협회를 탈퇴했다. 중국업체 등이 저가의 제품으로 국내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악기시장의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정작 국내 업체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 삼익악기와 1, 2위를 다투던 영창뮤직마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익악기는 지난해 107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영창뮤직은 지난해 114억원의 적자를 내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협회 관계자는 “경영난을 겪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협회에 등록만 돼 있고 회비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해산 이전에도 사실상 명맥만 유지해 왔었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악기협회 관계자는 4일 “지난 5월 임시총회를 열고 해산을 결의했다”며 “현재는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로 생산 기지를 옮기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회원 수가 급감했다”며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다 결국 자진 해산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1983년 설립된 이 협회는 국내에서 악기나 악기부품을 제조하는 업체들로 구성돼 있었다. 협회는 이 업체들의 수출입을 지원하고 해외 전시회 관련 업무를 돕는 역할을 했다. 한때 이 협회의 회원 수는 40여곳에 달했다. 하지만 2007년엔 30개, 지난해엔 14개로 대폭 줄었다. 국내에서 악기를 생산하는 업체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많은 업체들이 중국과 동남아 등지로 생산 공장을 이전했다”고 전했다.
2007년 국내에서 생산된 피아노는 1만344대였다. 하지만 2010년엔 2495대로 줄었다. 관악기는 모두 해외에서 생산되고 있다. 국내 악기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업체들도 생산 공장을 옮겼다. 삼익악기는 2010년부터 인도네시아 질릉시에서 피아노 생산량의 90%를 생산하고 있다. 나머지 10%는 독일에서 만든다. 이 때문에 삼익악기는 지난해 협회를 탈퇴했다. 중국업체 등이 저가의 제품으로 국내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악기시장의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정작 국내 업체들은 설 자리를 잃고 있는 것이다. 삼익악기와 1, 2위를 다투던 영창뮤직마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삼익악기는 지난해 107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영창뮤직은 지난해 114억원의 적자를 내며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협회 관계자는 “경영난을 겪는 업체들이 늘어나면서 협회에 등록만 돼 있고 회비조차 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해산 이전에도 사실상 명맥만 유지해 왔었다”고 말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