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7월4일 오전 6시30분 보도

신한스팩1호와 합병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한 자동차 부품업체 서진오토모티브가 증시에서 연일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1주당 4주씩 신주를 나눠주는 무상증자 결정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늘어난 주식 수만큼 고스란히 병합이 예정돼 있어 유동성 증가 등 긍정적 효과는 제한적이란 지적이다.

4일 서진오토모티브는 전날보다 545원(14.57%) 오른 4285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근 6거래일 연속 상승세로, 이 기간 상승률은 41.4%에 이른다.

주가 상승 ‘촉매제’는 전날 발표된 무상증자다. 서진오토모티브는 보통주 1주당 4주씩 신주를 배정한다고 공시했다. 서진오토모티브 100주를 보유한 주주는 400주가 더 생기는 셈이다. 하지만 늘어난 주식은 고스란히 줄어들 예정이다. 무상증자 발표에 앞서 액면가 100원짜리 5주를 500원짜리 1주로 합치는 주식병합을 결의해서다. 주식병합은 무상증자와 달리 주주총회 안건으로 다뤄져야 해서 시차가 다소 있겠지만 결국 주식 수는 똑같아진다.

주식 수 변동이 없음에도 굳이 증자와 병합을 함께 진행하는 것은 액면가를 높여 상대적으로 주가가 싸 보이도록 하는 ‘착시효과’를 노렸다는 분석이다. 서진오토모티브 주가는 현재 액면가(100원)의 40배를 웃돈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 중 가장 규모가 큰 현대모비스도 액면가 대비 주가가 55배 수준이다. 하지만 액면가를 500원으로 높이면 8배 내외로 크게 떨어진다.

액면가만 높이려면 병합만 해도 된다. 그러나 이 경우 주식 유동성이 크게 부족해지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이 때문에 서진오토모티브는 병합하는 주식 수만큼 무상증자를 해서 주식 수를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다. 무상증자는 회계상 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이전, 자본충실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만 “왼쪽 주머니에 있던 돈을 오른쪽 주머니로 옮긴다고 돈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자본금 확대를 기업 펀더멘털(기초체력) 개선으로 볼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안재광/하수정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