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에트 음악을 대표하는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1906~1975)는 교향곡, 협주곡, 실내악, 오페라 등 모든 장르에 걸친 대작곡가이지만 영화음악과 가벼운 곡도 썼다. 두 개의 재즈 모음곡은 영화음악과 발레 등 가벼운 곡들을 묶은 것이다.

이 모음곡의 정확한 제목은 ‘재즈 오케스트라를 위한 모음곡’이다. 서구적 재즈의 요소는 별로 없는 쇼스타코비치 특유의 경음악인 것이다. 모음곡 2번의 ‘두 번째 왈츠’는 스탠리 큐브릭의 마지막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1999)에 삽입됐다. 국립발레단의 창작 발레 ‘포이즈’를 봤다. 쇼스타코비치의 경쾌한 음악이 현대적 감각의 안무(안성수), 디자인(정구호)과 세련되게 어우러졌다. 몇몇 교향곡만으로 쇼스타코비치를 어렵게 여길 일은 아니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