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코스피지수는 중국 PMI가 예상보다 안 좋을 것이란 이유로 15포인트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다음날은 미국의 제조업 지표뿐 아니라 유럽의 6월 복합 PMI까지 5개월 연속 악화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41포인트가 넘는 하락률을 기록했죠.

지수를 이렇게 흔들 정도라면 중요한 지표란 건 알겠는데, 매달 최소 한 번 이상 들리는 PMI라는 지표는 도대체 어떤 것일까요?

PMI는 ‘Purchasing Manager’s Index’의 머리말을 딴 용어입니다. 우리 말로는 ‘구매관리자지수’라고 하죠. 신규 주문, 생산, 재고, 출하량, 고용 상태 등 제조업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항들을 설문조사한 뒤 그 결과를 수치화한 것입니다.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에게 매달 이런 설문지를 돌리는 거죠. “이번달 생산량은 지난달과 비교하면 늘었습니까?” “재고량은 어떻죠?” 이에 대한 답변을 모아 수치로 환산한 게 바로 PMI입니다. 이 수치가 50 이상이면 지난달보다 경기가 좋아진 것으로 보고, 50 아래면 나빠졌다고 보는 거죠.

흔히 경제지표라고 하면 복잡한 수식이나 통계 자료를 컴퓨터에 입력해야 나오는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알고 보면 설문조사 결과를 수치화한 경우도 많습니다. 조금 엉성해 보일 수 있는 PMI가 중요한 이유는 ‘실물 경제를 다루는 사람들이 내놓은 현재 경기에 대한 평가’이기 때문입니다.

식당에서 음식을 먹고 나올 때 주인이 “맛있게 드셨습니까” 하고 묻곤 하죠? 형식적인 질문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주인 입장에선 식당이 잘 운영되는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해볼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데이터를 구하는 과정인 겁니다.

그런데 지난달 22일 뉴스를 보면 조금 이상한 게 있어요. 중국이나 유럽은 ‘제조업 PMI가 안 좋았다’고 하는데, 미국은 ‘ISM제조업지수가 안 좋았다’고 돼 있거든요. ‘왜 미국은 PMI가 아닌 ISM지수를 쓸까’란 생각을 하신 분도 있었을 겁니다. 사실 ISM제조업지수와 PMI는 같은 겁니다. 미국에서는 1948년부터 NAPM(전미구매관리자협회)이란 곳에서 PMI를 발표해왔는데, 2002년부터 NAPM이 ISM(공급관리협회)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ISM지수라고 쓰고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대한민국 PMI’도 들어본 적이 없죠? 우리나라는 PMI를 조사하지 않습니다. 대신 이와 비슷한 경기선행지표 역할을 하는 BSI(기업실사지수)를 발표합니다. 한국은행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에서 매달 내놓는데, 이것 역시 각 기업들에 경기에 대한 질문을 던진 후 취합된 답으로 수치화한다는 점에서 PMI와 비슷합니다.

장희영 < 한국경제TV 앵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