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딜' 공시 챙겼더니 수익률이…스몰M&A 이달만 20건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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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스케이·나이스홀딩스도 상승
합병 시너지·신사업 진출 효과
궁합 안맞으면 주가하락 '주의'
▶마켓인사이트 6월29일 오후 4시12분 보도
중견·중소기업들이 다른 중소기업을 사들이는 ‘스몰 인수·합병(M&A)’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이달들어 발표된 스몰M&A만 20건이 넘는다. 세계 경제가 침체 국면에서 좀처럼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만큼 비슷한 사업을 하는 업체와 합병을 통해 각종 고정비를 줄이는 동시에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다. 아예 새로운 먹거리를 찾기 위해 M&A에 뛰어드는 업체도 있다. 증시에서도 최근 스몰 M&A를 선언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는 등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고 있다. 그러나 M&A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은 업체를 선택하거나 어느 한쪽의 인수 조건이 불리할 경우 주가가 급락하기도 하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M&A 기업 주가 급등
나이스신용정보 등을 자회사로 둔 나이스홀딩스는 29일 모바일기기용 배터리팩 제조업체인 아이티엠반도체 지분 48.84%를 200억원에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회사 측은 “전망이 밝은 2차전지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지분을 취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나이스홀딩스는 1800원(3.70%) 오른 5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M&A 직후 인수업체의 주가를 보면 주로 ‘괜찮은 상대’를 인수했거나 인수 조건이 좋을 때 오른다”고 말했다.
전날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미국 세미기어 지분 100%를 347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한 피에스케이도 이날 2.16% 상승했다. 이번 M&A를 통해 반도체 장비 부문에서 피에스케이의 경쟁력이 한층 강화될 것이란 기대가 주가에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대기업이나 글로벌 사모펀드(PEF)의 ‘러브콜’을 받은 업체들의 주가도 약진했다. 이노셀은 지난 25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녹십자가 제3자 배정 유상증자(150억원·지분율 약 23.46%) 방식으로 사실상 인수한다’고 알린 다음날부터 이날까지 4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관리종목임에도 불구하고 1600원이던 주가는 4일 만에 2790원으로 74.37%나 올랐다. 신정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탄탄한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에 인수되는 만큼 이노셀 입장에선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넥스콘테크놀러지의 경우 글로벌 PEF인 유니슨캐피털이 인수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14.13% 상승했다. 유니슨캐피털은 넥스콘테크놀러지 지분을 최대 41.5% 공개매수해 상장폐지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넥스콘테크놀로지의 29일 종가가 1만5750원인 만큼 유니슨캐피털이 발표한 공개매수 가격(주당 1만6500원)까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잘못된 만남’일 땐 주가 하락
피인수업체에 M&A가 항상 호재인 것만은 아니다. ‘새로운 주인’과 시너지를 창출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될 때는 오히려 주가가 폭락하기도 한다. 하이마트가 대표적인 예다. 하이마트는 MBK파트너스가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됐다는 사실이 알려진 25일 이후 15.17% 빠졌다. 한상화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력 후보였던 롯데쇼핑이 아닌 MBK가 인수한 데 대한 실망감이 작용한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업체 G러닝은 ‘경영권 프리미엄’이 아닌 ‘경영권 디스카운트’가 적용됐다는 측면에서 M&A 발표 이후 주가가 조정(-1.81%)을 받았다. G러닝은 최대주주 에듀심포니 등이 보유한 지분 69.71%를 이스트워드인베스트먼트에 발표 직전 종가(3055원)보다 29% 싼 주당 2127원에 넘겼다.
우성I&C는 지난 4월26일 ‘크로커다일 레이디’로 잘 알려진 패션그룹형지의 최병오 회장이 인수한다는 발표에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지만 이후 하락을 거듭해 29일 종가는 M&A 발표 전보다 22.39% 떨어졌다. 전종규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상당수 스몰 M&A 관련 종목의 주가는 합병에 대한 기대감에 힘입어 발표 직후 반짝 오르다가 이후 시너지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 떨어진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