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받는 신상품
회사 측이 설명하는 KDBdirect의 장점은 고객이 영업점을 방문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인터넷으로 가입 신청을 하면 KDB산업은행 직원이 직접 고객을 찾아간다. 실명을 확인한 뒤 현금카드와 인터넷뱅킹에 필요한 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OTP)를 무료로 제공한다. 보험설계사들이 고객을 방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현금카드와 OTP를 받은 고객이 홈페이지에서 수시 입출금식 예금 계좌를 개설하면 모든 가입 절차가 끝난다. 인터넷뱅킹, 스마트폰뱅킹, 자동화기기(ATM)를 통한 뱅킹이 모두 가능하다.
회사 측이 내세우는 두 번째 장점은 단순하고 간결한 상품구조다. 금액과 기간, 카드사용량에 따라 금리가 결정되는 기존 입출금식 예금에서 탈피, 한눈에 수익을 알아볼 수 있는 구조다. 상품 개수도 3가지로 추렸다. 수시입출금식 기본계좌 HIAccount와 HI정기예금, HI자유적금이 전부다.
수시입출금식 기본계좌 HIAccount는 가입금액과 예치기간에 상관없이 고정금리 연 3.5%를 제공한다. 이체거래, ATM기를 이용한 출금 때도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HI정기예금은 만기 1년에 최초가입시 연 0.2%의 금리를 제공한다. 다른 우대금리 말고는 모두 연 4.3%의 고정금리를 적용해 단순함을 가치로 시장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강만수 산업은행 회장은 KDBdirect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제시했다. 그는 “상품은 단순해야 하고 우리가 절약하고 운영을 잘 해 고객에게 높은 금리를 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의 이런 경영의지에 따라 회사 측은 고금리 예금 상품을 만들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적은 점포 수를 오히려 장점으로 삼아 점포 개설 비용과 운영 비용을 줄였다.
그 결과 KDBdirect는 출시 9개월 만에 6만여좌, 1조7000억원가량의 실적을 달성했다. 개인금융의 후발주자였던 KDB산업은행이 출시한 상품이 이 같은 성공을 거두는 것에 대해 업계는 이례적인 일로 평가하고 있다. KBD산업은행 측은 다양한 고객 불편 사항을 최대한 빨리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던 점을 성공의 비결로 꼽았다.
KDB산업은행은 앞으로 서울 및 경기 일부 지역과 5대 광역시에 한정된 KDBdirect 서비스 지역을 점차적으로 늘려 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고졸 행원 60명 추가 채용을 준비 중이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KDBdirect를 ‘반짝 상품’이 아니라 새로운 금융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2015년 고객 100만명, 목표액 10조원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KBD산업은행 측은 자금 운용면에서도 다른 시도를 하고 있다. 전통산업, 내수산업 등에 투자해 국내 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지원하고 있다. 또 KDBdirect로부터 발생한 이익 중 일부를 KDB나눔재단에 기부해 청년 창업 지원에 사용할 계획이다. KB산업은행 관계자는 “고객에 대한 진정성, 발상 전환을 통한 혁신으로 새로운 개인 금융의 한 축이 될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말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