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어텍스 마스터팀의 ‘마스터 앵글러’(낚시전문가)인 박재범 강사는 “스포츠 피싱은 전문 선박과 장비를 이용해 희소가치가 있는 초대형 어종을 찾아낸 뒤 어종과 체력적인 대결을 하는 활동”이라며 “인조 미끼로 물고기를 유혹하는 ‘루어낚시’를 통해 ‘배스’와 같은 어식성(漁食性) 어종을 낚는 일련의 낚시활동을 일컫는다”고 설명했다. 머리와 몸통이 옆으로 납작하고 큰 입을 가진 배스는 공격성이 강한 육식성 물고기로 스포츠피싱의 주요 타깃이다.
박 강사는 지난 23~24일 경북 안동댐에서 19명의 참가자들과 함께 스포츠피싱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는 고어코리아에서 진행하는 아웃도어 프로그램인 ‘마스터 클래스’의 일환이다. 고어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오지캠핑, 눈꽃 트레킹 등 다양한 ‘마스트 클래스’를 열었고 이번 스포츠피싱 프로그램은 여섯 번째다.
프로그램은 23일 이른 아침 안동호의 자욱한 안개를 헤치고 11대의 ‘배스 보트’가 출항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가볍고 이동성이 뛰어난 배스보트는 물고기를 따라 끊임없이 이동해야 하는 스포츠피싱에 제격이다. 안동호 중반쯤 도달하자 스포츠 피싱 참가자들은 쇳조각, 플라스틱과 같은 인조 미끼들을 꺼냈다. 스포츠 피싱의 대표적 형태인 루어낚시는 지렁이나 새우 등 생미끼가 아닌 플라스틱, 나무, 털 등으로 만든 ‘인조 미끼’를 사용, 고기를 유혹하는 낚시를 일컫는다.
미끼를 던진 지 수십 분. 마침내 함성 소리와 함께 대어를 낚아 올린 한 참가자가 물고기를 흔들었다. 길이가 50㎝ 정도 되는 배스다. 참가자들은 부지런히 손을 놀리며 낚싯대에 새 미끼를 갈아 끼웠다. 루어낚시의 미끼인 루어는 겉모습만 보면 쇠붙이, 플라스틱 등에 불과하기 때문에 끊임없이 움직여줘야 한다.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화려한 색깔과 모양을 지닌 루어에 배스는 쉽게 반응했다.
낚시의 참맛은 ‘입질의 짜릿함’. 여기에 역동성과 경쟁심이 더해진 것이 스포츠 피싱이다. 또 물고기를 상대로 보이지 않는 머리싸움을 해야 되기 때문에 ‘게임 피싱(game fishing)’으로도 불린다. 박 강사는 “물고기가 걸렸다면 오른손잡이 기준으로 왼쪽 가슴까지 사선으로 잡아당긴 뒤 물고기의 입에 바늘이 확실하게 걸리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참가자들에게 설명했다. 낚싯줄이 허공을 가르는 소리와 릴을 감는 소리, 잡았다 놓쳤다를 반복하는 탄식의 소리가 안동호에 울려퍼졌다.
스포츠피싱에는 엄격한 룰이 존재한다. 대표적인 것이 ‘배스 등 스포츠피싱 대상 어종은 처음부터 풀어줄 것을 고려해 잡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물고기가 죽거나 미리 잡아 가둔 흔적(눈에 백태가 끼거나 지느러미에 피가 맺힌 것)이 있으면 안 되고, 물고기에서 낚싯바늘을 제거하지 않으면 페널티(무게 감소·미인정)를 받는다. 마지막으로 물 속과 물 밖의 기압 차이가 큰 경우 물고기의 부레가 팽창해 배 부분이 위로 올라가며 잡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럴 경우 물고기의 안전을 위해 풀어주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날 4시간의 경기 끝에 1등을 차지한 팀은 이덕구 프로팀이었다. 이들이 잡은 배스의 무게는 총 3300g이었다. 2등은 3250g, 3등은 3200g이었다. 고어코리아 관계자는 “프로들의 대회에선 약 8000g대(30㎝ 이상 배스를 5마리 정도 잡아야 하는 수치)가 우승권이며 기록이 좋을 때엔 1만g대도 나온다”고 설명했다.
고어코리아는 앞으로도 새로운 마스터클래스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선보일 예정이다. 이 관계자는 “스포츠피싱과 같이 이색적이고 다양한 아웃도어 활동을 소비자들에게 경험하게 해 건강하고 안전한 아웃도어 문화를 정착시키는 게 프로그램의 취지”라고 강조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