탭댄스의 달인 진 켈리가 주연으로 출연하고 스탠리 도넌과 공동감독을 맡아 만든 영화 ‘사랑은 비를 타고’(1952)는 미국 영화연구소(AFI)가 선정한 할리우드 뮤지컬 역사상 최고의 걸작이다.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도, ‘오즈의 마법사’도, ‘사운드 오브 뮤직’도 그 다음 순위에 놓여 있다.

특히 진 켈리가 영화 제목과 같은 노래 ‘싱잉 인 더 레인(Singin’ In The Rain)’을 부르며 비 내리는 밤거리를 춤추며 돌아다니는 신은 삶의 희망을 던져주는 명장면으로 유명하다. 보행에 불편을 주어야 할 비가 사랑의 마법에 빠진 주인공에게는 오히려 하늘의 축복처럼 쏟아지는 것이다.

유례없는 가뭄은 농부가 아니더라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그런데 드디어 주말에는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는 소식이다. 이번에는 일부러라도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생명과도 같은 물의 고마움을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유형종 < 음악 · 무용칼럼니스트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