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과 중국, 미국 등 'G3'의 경기악화 우려가 코스피지수를 짓눌렀다.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 및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 위기에서 벗어나 이번 주 중반 1900선까지 올라섰던 지수는 단번에 1840선까지 힘없이 밀려났다. 지난 12일 이후 장중 기준으로 최저 수준이다. 외국인이 대거 '폭탄 매물'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22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12%(41.76포인트) 급락한 1847.39로 장을 마쳤다. 지수가 1850선을 밑돈 것은 지난 8일(종가 기준) 이후 처음이다.

이날 지수는 이미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QE) 미실시에 대한 실망감을 반영한 가운데 부진한 경제지표까지 발표되면서 개장전 경기악화 우려가 번져 '갭 하락' 출발했다.

또 내주 열릴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독일이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한 합의안을 내놓을 수 있을 지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도 높아져 지수는 장중 내내 약세를 면치 못했다. 독일이 재정협약과 유로안정기구(ESM) 의회 비준을 3주 연기했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난달 기존주택매매건수는 전월비 1.5% 줄어든 455만건을 기록했다. 특히 재고소진일수가 증가하면서 주택지표의 회복세가 더디다는 것. 6월 필라델피아 제조업지수는 -16.6을 기록해 전월(-5.8)보다 감소 폭이 확대됐다. 유로존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는 44.8을 기록해 전월(45.1)보다 부진했고, 중국 HSBC PMI도 48.1을 기록해 전월(48.4)보다 떨어졌다.

이러한 대외 악재 탓에 외국인은 장중 내내 매물을 쏟아냈다. 외국인은 2400억원 이상 순매도했고, 기관도 30억원 가량 매도 우위를 보였다. 개인만 7300억원 이상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의 추가 하락을 막아냈다.

외국인은 닷새 만에 대거 '팔자'로 돌아섰다. 이들은 선물시장에서도 2조원 이상 팔아치워 향후 지수 전망을 어둡게 만들었다.

베이시스(선물과 현물의 가격차)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차익(약 3580억원)과 비차익(390억원)을 합쳐 프로그램 매도물량은 4000억원 가까이 쏟아졌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1.11%)과 전기가스(1.21%) 업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전업종이 내렸다.

특히 철강금속(-2.69%), 기계(-1.99%), 전기전자(-3.17%), 운수장비(-2.72%), 은행(-2.01%), 증권(-2.12%) 업종 등의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일제히 급락했다. 시총 규모 1위인 삼성전자는 3.67% 떨어진 118만2000원에 장을 마쳤고, 현대차도 3% 가까운 주가하락률을 기록했다. 포스코,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신힌지주, LG화학 등도 2~4% 가량 빠졌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