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제작시장에 ‘보릿고개’가 다가오고 있다. 콘텐츠 제작에 투자하는 기존 모태펀드들이 자금을 거의 소진했지만 향후 3년간 정부가 구체적인 투자재원 방안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정헌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1일 한국벤처투자에서 열린 ‘콘텐츠산업 투자재원 확충을 위한 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마련한 이날 포럼에서 정 연구원은 “그동안 콘텐츠산업의 성장세를 고려하면 정부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모태펀드에 2920억원을 출자해야 하지만 현재 출자가용재원은 365억원에 불과하다”며 “정부가 3년간 2575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확보해줘야 콘텐츠산업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내 콘텐츠 제작자금시장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수치가 나왔다. 영화, 애니메이션, 드라마 등 장르별 콘텐츠 총 제작비는 연평균 1조4220억원이고 이 중 모태펀드자금은 1322억원이다. 펀드를 통한 제작자금 조달비율은 콘텐츠 총 제작시장의 9.3%를 차지한다.

콘텐츠산업의 성장세를 반영할 경우 2013~2015년 총 7조7794억원의 제작자금이 필요할 전망이다. 따라서 7300억원의 펀드를 추가로 조성해야 하고 이를 위한 정부 출자액은 기존 펀드 사례를 적용하면 2920억원이란 계산이다.

이날 포럼에서는 또 다른 재원 확충 방안도 제시됐다. 권호영 콘텐츠진흥원 미래전략팀 부장은 “모태펀드 투자 비중이 가장 높은 영화 분야에서 영화발전기금이나 한류콘텐츠 확산에 따른 외래관광객 증가와 관련한 관광진흥개발기금 등을 통해 출자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