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은 못 참아"…이통3사, 카톡에 대반격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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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말~10월 초 음성LTE 시작…"mVoIP와 차원 다르다"
카톡 업그레이드 한 RCS로 통합커뮤니케이션 플랫폼 구축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 불편한 감정을 드러내온 이동통신사들이 첨단 기술로 무장한 새 서비스를 통해 대반격을 예고했다.
최근 업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에 맞서 데이터뿐만 아니라 음성까지도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망으로 전송되는 음성LTE(VoLTE)를 하반기부터 본격 도입한다. 4300만 명의 카카오톡 가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 통합 메시징 서비스인 RCS도 비슷한 시기 출시할 예정이다.
가장 적극적으로 포문을 연 곳은 SK텔레콤이다. 이 회사는 20일 서울 을지로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 9월 말께 VoLTE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VoLTE 서비스명은 'HD Voice(보이스)'로 정했다.
이 서비스는 3G 음성 통화에 비해 2.2배 넓어진 주파수 대역 폭에 음성 코덱을 사용해 HD급 음질을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통화 연결시간은 0.25~2.5초 미만으로 3G 음성통화(평균 통화연결 시간 5초) 대비 최소 2배 ~ 최대 20배 빠르다. 배준동 SK텔레콤 사업총괄(사장ㆍ사진)은 "HD보이스를 통해 훨씬 원음에 가까운 깨끗한 음질로 기다리지 않고 바로 통화할 수 있다" 며 "HD 보이스가 차츰 음성 서비스를 대체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성통화 중에 끊을 필요없이 자연스럽게 영상통화로 전환하거나 통화 중에도 사진, 영상, 위치 등의 콘텐츠를 상대방과 공유할 수 있다. 일반 사용자는 물론 화상회의, 다자간 채팅 등을 주로 쓰는 기업 시장에도 활발히 적용될 수 있는 대목이다.
SK텔레콤은 특히 이 서비스에 QCI((QoS Class Identifier) 기술을 적용해 데이터망이 안좋은 상황에서도 HD보이스를 최우선으로 처리, 최고의 품질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권혁상 네트워크부문장은 "HD보이스는 카카오 등이 서비스하는 보이스톡과 차원이 다르다" 며 "mVoIP는 제조사와의 최적화 부분에 있어서 VoLTE 보다 품질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못박았다.
SK텔레콤은 HD 보이스를 기존 음성통화와 같은 방식인 '시간' 단위로 부과할 계획이다. 스마트폰 요금제에 따라 주어지는 음성 통화량에서 차감되는 식이다. 배 사장은 "요금은 방송통신위원회와 협의를 거쳐야 하는 부분" 이라며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일단 데이터가 아닌 시간에 요금을 매기는 쪽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KT와 LG유플러스도 9월 말~10월 초 VoLTE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KT관계자는 "VoLTE를 지원하는 퀄컴 칩이 장착된 스마트폰이 이 시기 나올 것" 이라며 "통신3사가 모두 비슷한 시점에 VoLTE를 시작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통사들이 VoLTE에 적극 나서는 것은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서비스라는 점이 가장 크지만 시장을 무섭게 파고들고 있는 mVoIP를 의식한 측면도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 대부분이 사용하는 카카오톡이 최근 mVoIP인 '보이스톡'을 내놓으면서 이통사들은 "mVoIP은 이통사 음성통화를 대체하는 서비스로 산업발전, 이용자편익, 국익 등을 저해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배 사장은 "SKT 매출에서 음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60% 이상은 될 것" 이라며 "소비자와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저렴하게 데이터를 제공했는데 mVoIP 업체들이 싸게 준 데이터를 비효율적으로 다시 음성으로 만들어 통신사 수익을 깎아먹고 있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은 이날 또 하반기 중 통합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인 RCS를 상용화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RCS는 다양한 네트워크와 단말기에서 음성 및 영상ㆍSMSㆍ채팅ㆍ파일공유 등을 통합해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음성통화를 하면서 동영상, 사진을 공유할 수 있고, '자리비움' '전화 꺼져있음' 등과 같은 상대방의 실시간 상태 정보를 휴대폰 주소록에 표시해 주기도 한다.
SK텔레콤을 중심으로 KT, LG유플러스 역시 SMS를 포함한 메시징 계열의 서비스를 RCS로 묶어 안정성에 기반한 차세대 통합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RCS는 통신3사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 이라며 "카카오톡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기능을 소비자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mVoIP나 RCS 모두 보이스톡, 카카오톡에 대항하는 성격을 갖는다" 며 "막강한 통신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이통사들의 공세가 치열하겠지만, 스마트폰 필수 앱으로 자리잡은 카카오톡의 입지 또한 만만치는 않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