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에 대한 전면 구제금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선 스페인 은행 불안이 다시 불거지면서 그리스 2차 총선에서 친(親)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세력이 승리한 효과가 하루 만에 사라졌다. 1000억유로 규모의 은행권 지원으로는 스페인을 구할 수 없다는 비관론이 공포를 키우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18일 “스페인이 전면적인 구제금융의 문턱에 서 있다”고 보도했다. 이날 스페인의 국가부도 가능성을 가늠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0.27%포인트 오른 6.22%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도 장중 연 7.29%까지 상승한 뒤 7.16%에 거래를 마쳤다. 국채 금리는 19일에도 연 7.17%를 기록할 정도로 초강세를 이어갔다. 시장 불안이 커지자 크리스토발 몬토로 스페인 재무장관은 “유럽중앙은행(ECB)이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해달라”고 촉구했다.

시장이 요동친 것은 스페인 중앙은행이 은행권의 4월 부실대출 비율이 전달 8.37%에서 8.72%로 올랐다고 발표한 탓이 컸다. 지난해 말만 해도 부실대출 비율은 6.36%에 불과했지만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스페인 은행권의 부실대출 규모는 총 1527억유로(약 22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스페인 정부가 컨설팅업체인 롤란트베르거와 올리버와이먼에 의뢰한 은행권 스트레스테스트(자본충실도 검사) 결과, 은행 자본확충에 당초 예상보다 1500억유로가 더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일부 언론 보도도 악재였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