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분유시장에 진출했다. 이에 따라 남양유업 매일유업 일동후디스 등이 장악하고 있는 국내 분유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LG생활건강은 최근 옥션, G마켓, 11번가 등 온라인쇼핑몰에서 액상타입 분유인 ‘베비언스 퍼스트밀’(사진)의 판매에 들어갔다고 14일 밝혔다. 아기의 성장단계에 따라 3단계로 나눠 제품을 설계했다. ‘베비언스 퍼스트밀’은 그중 0~6개월 아기를 위한 1단계 제품에 해당된다. LG생건 관계자는 “본격적인 제품 출시를 앞두고 테스트 차원으로 온라인에서만 판매하고 있다”며 “3분기 중 2·3단계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베비언스’는 ‘Baby’(아기)와 ‘Science’(과학)의 합성어로 LG생건의 베이비케어 전문 브랜드다. 이번 제품은 액상타입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남양유업과 매일유업 등 국내 분유업체들도 액상분유를 생산하고 있지만 병원 납품용이어서, 일반 소비자용 액상분유가 나오기는 베비언스가 처음이다.

베비언스는 플라스틱병에 담긴 완제품 형태다. 젖꼭지 모양의 수유장치가 들어있으며, 제품을 잘 흔든 후 젖꼭지를 끼우면 바로 아기에게 먹일 수 있다. LG생건 관계자는 “일정한 분유 농도를 유지할 수 있고 야외에서도 간편하게 먹일 수 있어 초보맘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다”며 “그동안 미국이나 독일에서 수입해오는 액상분유를 찾는 소비자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인터넷 예비맘 카페에서 활동 중인 김수연 씨(35)는 “분유를 다룰 줄 모르는 아빠들도 손쉽게 수유할 수 있어 제품을 계속 구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베비언스는 온수에 5~10분 정도 담그면 데울 수 있기 때문에 보온병을 따로 휴대하지 않아도 된다. 가격은 240㎖ 6개 세트(18회 수유분)에 1만5000원이며, 24개입(72회 수유분)은 5만7000원이다.

지난해 국내 분유시장 규모는 38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칸타르에 따르면 남양유업이 시장점유율 35.3%로 1위를 지키고 있으며, 매일유업(32.7%) 파스퇴르유업(17.2%) 일동후디스(12.8%) 등이 뒤를 잇고 있다. LG생건의 분유시장 진출에 대해 업계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간편식이라는 부분에서 차별화되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인스턴트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소비량이 많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유통망과 마케팅력이 뛰어난 대기업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부담”이라고 말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