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머시 셀비 뉴욕 헤지펀드라운드테이블 회장(사진)은 14일 “헤지펀드가 금융시장을 교란한다는 인식은 사실과 다르다”며 “오히려 시장 안정에 기여하는 측면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셀비 회장은 ‘한국형 헤지펀드, 새로운 도전과 기회’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해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헤지펀드는 위험을 적게 감수하면서 비교적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투자 수단”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셀비 회장은 일부 헤지펀드의 무리한 투자가 글로벌 금융위기 등 금융시장 혼란을 초래했다는 점은 인정했다. 하지만 “헤지펀드를 시장 불안의 주범으로 몰아가는 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셀비 회장은 헤지펀드가 시장 흐름과 상반되는 투자 전략을 통해 시장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8년 하반기 전 세계 주가가 급락할 때 헤지펀드들은 주식을 매수했다”며 “반대 방향으로 모험을 거는 헤지펀드가 없었다면 주가 하락은 좀더 오래 지속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락장에서도 수익을 내기 위해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한 헤지펀드 투자 전략이 시장 쏠림을 완화시켰다는 것이다.

셀비 회장은 “일반 공모펀드는 시장 변동성을 키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가지수 등 벤치마크(기준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을 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공모펀드 특성 상 주가가 오를 때는 주식을 매수하고 주가가 내릴 때는 주식을 매도해야 하기 때문이다.

셀비 회장은 “헤지펀드를 위험한 투자 수단이라고 보는 것도 정확한 인식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헤지펀드는 수익을 내는 것보다 손실을 막는 것을 중시한다”며 “상승장에서는 시장 수익률을 못 따라가기도 하지만 하락장에서는 강한 면모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는 투자전략과 투자 대상, 과거 수익률 기록 등을 꼼꼼히 살펴본 후 헤지펀드 투자를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뉴욕 헤지펀드라운드테이블은 헤지펀드 투자자 교육과 모범규준 확립 등을 목적으로 2002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다. 헤지펀드 운용사와 기관투자가, 로펌 등이 회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