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우 카카오 공동대표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보이스톡 논란과 망 중립성’ 토론회에서 “보이스톡 시범 서비스 3일째부터 음성 데이터가 급격히 손실돼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통신사들이 무료 음성통화인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를 고의로 차단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통신사들은 “약관에 따라 일정 금액(5만원대) 미만 요금제를 쓰고 있는 고객의 음성 데이터 처리 속도를 문자 수준으로 떨어뜨린 것일 뿐”이라며 “카카오가 노이즈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정면 반박했다.

○카카오 “데이터 손실률 급증”

이 대표는 “서비스 초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던 보이스톡이 갑자기 문제가 생겼다”고 말했다. 4일 보이스톡 서비스를 시작한 직후부터 데이터 손실률을 조사하며 통화품질을 관리해왔는데, 3일째부터 데이터 손실률이 최고 50%까지 치솟았다는 것이다.

데이터 손실률은 음성을 상대방에게 보냈을 때 전달되지 못한 데이터의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다. 데이터가 모두 전달되는 상태는 0%, 모두 전달되지 않으면 100%로 표현한다. 예컨대 ‘안녕하세요’라는 음성 메시지 데이터가 일부 손실되면 ‘안녕하요’라는 식으로 불완전하게 전달된다.

카카오톡이 1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손실률은 4일 1.24%에서 9일 최고 20.32%로 증가했다. KT는 4일 0.71%에서 13일 14.84%, LG유플러스는 4일 1.13%에서 6일 50%대로 높아졌다는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mVoIP 이용을 막고 있는 5만원대 이하 요금제 사용자 때문에 통화품질이 떨어진 것 아니냐고 하는데 손실률은 전수 조사로 이뤄진 것”이라며 “전체적으로 통화품질이 떨어졌다”고 강조했다. 보이스톡 이용량이 늘어난 것 때문 아니냐는 의문에 대해서도 “이용량이 줄어드는데도 통화품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사 “전혀 사실무근”

통신사들은 보이스톡의 데이터 망을 특별히 방해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mVoIP를 허용한 요금제 사용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5만원대 미만 요금제 가입자는 mVoIP를 쓸 수 없다는 약관을 보이스톡 서비스에도 그대로 적용한 것일 뿐”이라며 “mVoIP의 통화품질을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카카오 측의 주장은 황당하다”고 반박했다.

통신사들은 또 특정 모바일 서비스를 개별 차단할 수 있긴 하지만 카카오의 보이스톡에 대해서만 막은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 ‘계속 차단 논란’

7일 mVoIP를 전면 허용한다고 발표한 LG유플러스는 실제로 계속 차단해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요금제에 관계없이 mVoIP를 전면 허용하겠다고 발표해 놓고는 1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상민 LG유플러스 상무는 “다음주 중 방송통신위원회에 새 약관을 신고하고 사용 제한을 풀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는 또 “테스트용으로 일부 허용한 것을 가지고 카카오 측이 통화품질 손실률을 따지는 것은 명백한 실수”라고 반박했다. LG유플러스는 전면 개방 원칙을 유지하되 통화량 증가와 매출 감소가 예상되는 만큼 새로운 요금제 등의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주완/양준영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