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백화점을 이용한 소비자들은 ‘우아함’ 대신 ‘실속’을 차린 것으로 나타났다. 매장 내에 보기 좋게 진열된 정상상품 대신 행사장 매대에 누워있는 이월·행사상품을 구매하고, 집으로 날아오는 백화점 쿠폰북을 꼼꼼히 챙긴 결과다.
신세계백화점은 14일 상반기 고객들의 쇼핑 패턴을 분석한 결과 경기 침체 영향으로 백화점에서도 ‘짠물’ 소비 트렌드가 두드러졌다고 밝혔다. 백화점 고객은 보통 트렌드에 민감하고 보다 여유 있는 쇼핑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가격’에 초점을 맞춘 소비로 변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신세계백화점의 월별 행사상품 매출비중은 1월에 17.1%였지만 5월에는 19.1%로 늘어나 5개월 평균 18.2%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평균 16.0% 보다 2.2%포인트 높은 수치다.
또한 쿠폰 상품이 행사 기간 중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올 상반기 4%까지 늘어났다. 지난해에 비해 두 배 가량 늘었다. 월별 쿠폰상품의 매출신장율도 점차 늘었다. 1월 세일쿠폰에 따른 매출시장율은 17%에 불과했지만 5월에는 사은행사와 관련된 쿠폰 매출로 37%가 신장했다.
이상 기온 영향으로 지난해에 비해 정상상품이 제 때 팔리지 못해 이월 상품행사가 전년에 비해 늘어난 영향도 컸다. 경기 불황에 대비해 업체들이 정상상품보다 가격이 저렴한 올 최신 트렌드 기획상품 물량을 늘린 것도 한 이유다.
백화점은 이 같은 소비패턴에 맞춰 상반기 마지막 대형행사를 준비한다.
신세계백화점은 오는 15일부터 17일까지 신세계 본점 6층 이벤트홀에서는 패션 그룹 아이올리의 플라스틱 아일랜드, LAP, 에고이스트, 매긴나잇브릿지 브랜드가 참여하는 ‘아이올리 페스티벌’을 열어 다양한 패션상품을 50~7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티셔츠는 1만9000원, 블라우스는 2만9000원, 원피스는 3만9000원부터 판매하고 재킷도 4만9000원부터 마련했다. 브랜드별로 금,토,일 요일별 초특가상품(티셔츠 1만원, 블라우스 1만9000원, 원피스 3만원 등)도 기획했다.
롯데백화점 본점 9층 행사장에서는 15~17일 실속 있는 ‘해외 명품 행사’을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는 30개 이상의 브랜드에서 150억 이상의 물량을 전개할 예정이다. 에트로, 코치, 아르마니꼴레지오니, 비비안웨스트우드, 모스키노, 센죤, 훌라, 마이클코어스, 프리마클라쎄, 쟈딕앤볼테르, MCM 등 본점에 입점해 있는 주요 명품 브랜드들이 대거 참여한다. 각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정상가 대비 30~70%까지 할인한다.
현대백화점 또한 15일부터 1년에 단 2번 진행되는 시즌오프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 기간 동안 봄·여름 신상품을 정상가 대비 평균 20~3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한다. 아르마니, 멀버리, 막스마라 등 해외 패션 브랜드들의 시즌오프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헤지스, 헨리코튼, 띠어리·DKNY, 등 수입부터 남성,여성의류, 아동복까지 약 60여개 브랜드가 참여한다.
여대경 롯데백화점 해외패션MD팀 CMD(선임상품기획자)는 "명품 행사인 해외 명품 대전은 1년에 2번, 2월과 8월에 진행하지만 지속되는 불경기로 올해에는 6월에도 명품들이 대거 참여하는 행사를 기획했다"며 "주머니가 가벼워진 고객들에게 좋은 쇼핑 찬스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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