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특수? 호텔 예약은 되레 줄어"…유럽 재정위기로 착 가라앉은 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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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올림픽 D-43 (2) 현지 르포 : 흑자 가능할까
시내 올림픽 광고 안 보여
런던 7~8월 호텔 예약률
평년보다 60% 감소
시내 올림픽 광고 안 보여
런던 7~8월 호텔 예약률
평년보다 60% 감소
#1. 영국의 관문 히드로공항. 올림픽을 40여일 앞두고 있지만 공항 내부 어느 곳에서도 올림픽 관련 기업 광고를 볼 수 없다. 공항 밖으로 나와 셔틀버스를 타러가는 구석진 곳의 작은 광고판에 있는 올림픽 로고가 눈에 띌 뿐이다. 올림픽이 열리는 도시라고 생각하기에는 분위기가 너무 차분하다.
#2. 런던 동부 스트래트포드 지역의 올림픽 주경기장을 찾은 관광객들은 경기장 가까이 접근할 수 없다. 천막이 쳐진 경기장은 일반인들의 출입을 통제한 채 공사를 진행 중이다. 주경기장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던 관광객들은 500여m 떨어진 쇼핑센터 전망대에 올라가 공사 중인 경기장을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유럽 재정위기 여파가 개막을 한 달여 앞둔 런던 올림픽에도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미 완공됐어야 할 경기장 일부도 아직 공사중이다.
런던 시민들도 아직까지는 올림픽 특수를 체험하지 못하고 있는 분위기다. 히드로공항 인근 파크인 호텔의 매튜 헌터 매니저는 “최근 일반 여행객과 여행사의 단체예약 문의 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올림픽 기대심리를 반영한 연초 매출 계획을 현실적인 수준으로 수정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히드로공항에서 일하는 한 관계자는 “런던 올림픽은 인근 유럽지역의 관광객을 얼마나 유치하느냐가 흥행의 핵심요소”라면서 “유럽 재정위기로 경기가 악화된 탓에 올림픽 뚜껑이 열리기 전까지 그 누구도 특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런던올림픽의 경제적 효과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올초까지 이어졌다. 비자카드는 지난 3월 올림픽으로 약 6억2100만파운드(약 1조127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효과를 거둘 것이란 보고서를 냈다.
보리스 존슨 런던시장은 런던 올림픽의 경제적 효과가 6억5000만파운드에 달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존슨 시장은 개최권 확보 이후 110억파운드에 달하는 해외투자 자금이 런던으로 유입됐고, 올림픽으로 약 1만2000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생겨났다고 얘기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 재정위기는 스페인을 덮치고 이탈리아까지 무너뜨릴 기세다. 유럽의 금융 중심지 런던도 유럽 재정위기의 파장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영국 정부는 올림픽 개최에도 불구하고 올해 경제 성장 목표치를 하향 조정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뱅크오브잉글랜드(BOE)는 영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을 기존 1.2%에서 0.8%로 0.4%포인트 낮췄다.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도 지난달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런던 올림픽을 위해 투자된 건설비만 72억5000만파운드로 추산되는데 현재까지 수익은 티켓 판매로 인한 700만파운드에 불과하다.
런던 지역의 7~8월 호텔 예약은 평년에 비해 60% 정도 감소했다. 올림픽이 열리는 17일 동안의 예약률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5% 줄었다고 전했다. 재정위기로 인해 유럽 관광객이 많이 오지 않을 것이란 우울한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올림픽의 장기적 효과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김종 한양대 스포츠산업학과 교수는 “런던올림픽이 장기적으로 유럽 재정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모멘텀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그린올림픽을 실현하기 위해 경기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올림픽 단지의 재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런던=유정우 한경닷컴 기자 /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