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주는 골프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리듬’을 꼽았다. “스윙 플레인도 중요하지만 리듬이 더 중요해요. 어떤 스윙이든지 빨라지면 안 되거든요. 리듬이 있어야 느긋하게 자신을 컨트롤할 수 있고 거리도 많이 나가요.”

‘리듬’과 ‘템포’는 무슨 차이가 있을까. “그건 잘 모르겠어요. 예전에 리듬과 템포에 대한 설명을 듣고 다른 거 같다는 생각은 들었는데 차이가 모호한 것 같아요. 대회 중에는 아무 생각 없이 쳐요. 샷하기 전 부드럽게 치자고 생각하고 그냥 치지요. 생각을 하면 몸이 저절로 그에 맞춰 움직여요.”

그는 예전의 좋았던 감각을 찾으려고 애쓰지 않는다고 했다. “롯데마트여자오픈 때 감이 너무 좋았어요. 이후 하와이 LPGA대회에 다녀오면서 감이 달라지더라고요. 예전에는 이전의 좋은 감을 되찾으려고 노력했지만 이제는 안 해요. 과거의 좋은 감각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고 스트레스를 받아요. 차라리 새로운 감을 찾는 게 낫다고 생각했죠. 올해 초부터 저도 모르게 그런 생각을 갖게 됐어요.”

그는 매일 자신의 심경을 적는 ‘비밀 노트’를 갖고 있다. “그날 일을 일기처럼 적기도 하고 스윙에 대한 생각이나 라운드 후기 등도 써요. 오늘은 어떤 마음으로 쳤는지, 백스윙할 때나 다운스윙할 때 상체가 처지거나 손목이 뉘어지지는 않았는지, 오늘 왜 안 맞았는지, 어떤 마음으로 쳤는지 등을 기록했죠. 다시 읽을 때는 처음부터 쭉 보는데 그때 어떻게 했는지가 떠올라 도움이 많이 돼요.”

‘입스’(실패 두려움에 따른 불안증) 같은 슬럼프는 없었느냐고 했더니 “재작년 가을 드라이버가 안 맞은 적이 있었는데 입스라고 생각하지 않고 연습이 부족해서 볼이 안 맞는 것으로 생각했어요. 지난 겨울에는 중국에서 국가대표팀 합숙할 때 너무 안 맞아 골프 시작한 뒤 처음으로 울었어요. 코치님도 없고 부모님도 없고 너무 힘들었어요. 전체적으로 다 안 됐죠. 터치감도 없고. 그런데 롯데마트여자오픈 직전에 열린 제주도지사배 아마추어대회를 이틀 앞두고 거짓말처럼 감이 다시 오더군요.”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