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넥슨, 8045억 지분매각 의문점…이유·가격·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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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와 넥슨의 8045억원 규모의 지분 매매를 둘러싸고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사업 시너지(상승 효과)가 기대된다면서도 여전히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지분 매각 배경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8일 최고경영자(CEO)인 김택진 대표가 넥슨 일본법인(대표 최승우)에 엔씨소프트 주식 321만8091주(지분 14.7%)를 주당 25만원, 약 8045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분 매각 단가가 종가(8일) 26만8000원보다 낮고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특히 '블레이드 앤 소울'과 '길드워2'의 출시 전에 지분이 매각됐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매각한 지분의 주당 매각 가격은 25만원으로 지난 8일 종가 대비 6.7% 할인된 수준이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신작인 '블레이드 앤 소울'의 출시를 앞둔 시점에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대주주가 지분을 양도한데 따른 단기적인 투자 심리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흥행 기대작들의 출시를 앞둔 시점에 지분 매각이 전격적을 이뤄진 것도 일반 투자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오는 21일 공개서비스(OBT)에 들어갈 예정인 블레이드앤소울은 연 매출 2600억원 수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창영 동양증권 연구원은 "만약 단순한 대주주 개인의 현금화를 위한 지분매각 또는 이를 통한 게임사업 이외의 이종 사업 투자를 위한 것이었다면 인수 주당가액이 최대주주 양도에 대한 프리미엄이 없을 수 없다"며 "4년 이상 준비한 글로벌 대작게임 출시 및 이를 통한 회사 실적 개선이 불과 몇 일 앞둔 시점에서 거래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8045억원 규모의 자금이 어떤 식으로 사용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분 매각 자금이 어떤 형태로든 투자자금으로 쓰여 결과적으로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교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분 매각은) 실질적으로는 교차 지분 매입으로 봐야 한다"며 "김택진 대표가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한 현금으로 넥슨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엔씨소프트가 넥슨의 단순한 자회사가 된다기보다는 전략적인 동맹 관계를 맺었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정 연구원도 "김택진 대표가 넥슨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적인 빅딜도 예상된다"며 "만약 넥슨에 투자할 경우 대상은 NXC(넥슨홀딩스) 또는 넥슨(3659 JP)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김 대표가 최대주주를 포기하면서 영향력이 없는 넥슨 자회사에 투자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넥슨(3659 JP)과 넥슨홀딩스 중에서는 홀딩스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이다. 정 연구원은 "넥슨은 이미 (일본 증시에) 상장돼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지분 매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반면 넥슨홀딩스는 비상장사로 김정주 회장 등의 특수관계인 지분이 70%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전략적 제휴를 위한 교차 투자였다면 최대주주 지분보다 자사주 등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결국 김택진 대표의 개인 지분을 매각한 것이기 때문에 자금을 어디에 투자하건 김 대표 개인 투자지 엔씨소프트의 투자가 아니다"라며 "교차 투자 등을 고려했다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자사주 매각을 통해서도 충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러가지 불확실성에도 사업적 측면에서는 중장기적 시너지는 유효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넥슨은 과거 게임하이와 JCE 지분도 당시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인수했지만, 이후 장내 매수나 블록딜(대량 매매) 등으로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는 설명이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양 사간 극명한 사업 구조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특히 이번 넥슨의 지분 인수 건은 과거 넥슨의 인수·합병(M&A) 사례들을 고려할 때, 일회성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향후 추가적인 절차(추가 지분 인수 또는 합병)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17분 현재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보다 2.43% 하락한 26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증시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사업 시너지(상승 효과)가 기대된다면서도 여전히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지분 매각 배경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8일 최고경영자(CEO)인 김택진 대표가 넥슨 일본법인(대표 최승우)에 엔씨소프트 주식 321만8091주(지분 14.7%)를 주당 25만원, 약 8045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정우철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분 매각 단가가 종가(8일) 26만8000원보다 낮고 경영권 프리미엄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특히 '블레이드 앤 소울'과 '길드워2'의 출시 전에 지분이 매각됐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매각한 지분의 주당 매각 가격은 25만원으로 지난 8일 종가 대비 6.7% 할인된 수준이다.
박재석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신작인 '블레이드 앤 소울'의 출시를 앞둔 시점에 경영권 프리미엄 없이 대주주가 지분을 양도한데 따른 단기적인 투자 심리 악화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흥행 기대작들의 출시를 앞둔 시점에 지분 매각이 전격적을 이뤄진 것도 일반 투자자들의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오는 21일 공개서비스(OBT)에 들어갈 예정인 블레이드앤소울은 연 매출 2600억원 수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창영 동양증권 연구원은 "만약 단순한 대주주 개인의 현금화를 위한 지분매각 또는 이를 통한 게임사업 이외의 이종 사업 투자를 위한 것이었다면 인수 주당가액이 최대주주 양도에 대한 프리미엄이 없을 수 없다"며 "4년 이상 준비한 글로벌 대작게임 출시 및 이를 통한 회사 실적 개선이 불과 몇 일 앞둔 시점에서 거래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향후 8045억원 규모의 자금이 어떤 식으로 사용될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분 매각 자금이 어떤 형태로든 투자자금으로 쓰여 결과적으로 엔씨소프트와 넥슨의 교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지분 매각은) 실질적으로는 교차 지분 매입으로 봐야 한다"며 "김택진 대표가 지분 매각을 통해 마련한 현금으로 넥슨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엔씨소프트가 넥슨의 단순한 자회사가 된다기보다는 전략적인 동맹 관계를 맺었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이 더 옳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정 연구원도 "김택진 대표가 넥슨에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향후 추가적인 빅딜도 예상된다"며 "만약 넥슨에 투자할 경우 대상은 NXC(넥슨홀딩스) 또는 넥슨(3659 JP)이 될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김 대표가 최대주주를 포기하면서 영향력이 없는 넥슨 자회사에 투자할 것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넥슨(3659 JP)과 넥슨홀딩스 중에서는 홀딩스에 투자할 가능성이 높다는 추정이다. 정 연구원은 "넥슨은 이미 (일본 증시에) 상장돼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지분 매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며 "반면 넥슨홀딩스는 비상장사로 김정주 회장 등의 특수관계인 지분이 70%에 달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전략적 제휴를 위한 교차 투자였다면 최대주주 지분보다 자사주 등을 고려했을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결국 김택진 대표의 개인 지분을 매각한 것이기 때문에 자금을 어디에 투자하건 김 대표 개인 투자지 엔씨소프트의 투자가 아니다"라며 "교차 투자 등을 고려했다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면서도 자사주 매각을 통해서도 충분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여러가지 불확실성에도 사업적 측면에서는 중장기적 시너지는 유효하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넥슨은 과거 게임하이와 JCE 지분도 당시 시장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인수했지만, 이후 장내 매수나 블록딜(대량 매매) 등으로 지분을 꾸준히 늘려왔다는 설명이다.
김동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양 사간 극명한 사업 구조의 차이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시너지가 극대화될 것"이라며 "특히 이번 넥슨의 지분 인수 건은 과거 넥슨의 인수·합병(M&A) 사례들을 고려할 때, 일회성 단기 이벤트가 아니라 향후 추가적인 절차(추가 지분 인수 또는 합병)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17분 현재 엔씨소프트는 전 거래일보다 2.43% 하락한 26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