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은 11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보유지분 중 14.7%를 주당 25만원에 넥슨에 처분한 것에 대해 단순한 현금화보다는 게임사업 재투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밝혔다.

이창영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만약 단순한 대주주 개인의 현금화를 위한 지분매각 또는 이를 통한 게임사업 이외의 이종 사업 투자를 위한 것이었다면 인수 주당가액이 최대주주 양도에 대한 프리미엄이 없을 수 없다"며 "이번 매매 대금은 오히려 현주가 대비 6.7% 할인된 금액으로, 4년 이상 준비한 글로벌 대작게임 출시 및 이를 통한 회사실적 개선이 불과 몇 일 앞둔 시점에서 거래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기존 경영권(대표이사직)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은 엔씨소프트 및 넥슨과의 게임 사업 강화 및 공조를 위해 재투자할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그는 엔씨소프트 입장에선 경쟁 게임 디아블로 3,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 등의 외산 게임이 기대 이상의 국내 흥행, 중국 게임(회사)의 성장, 엔씨소프트가 취약한 모바일 및 캐쥬얼 게임시장의 성장 등 향후 회사 성장에 대한 위기의식에서 넥슨의 부분유료화 노하우, 글로벌 마케팅 플랫폼의 적극적 사업공조를 얻기 위한 지분 양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넥슨의 경우에는 일본 상장 후 상대적으로 취약한 개발력, 최근 저조한 신규게임 흥행 실적, 차기 기대작 부재 등을 해소 하기 위해 경쟁력 있는 게임 개발사 인수의 필요성이 이번 지분인수의 배경이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따라서 이번 지분 양수도의 계약은 이번 한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넥슨 지분(넥슨의 지주회사인 비상장사 엔엑스씨 지분) 인수를 통한 지분 스왑, 또는 제3의 공동 게임사 설립.인수를 위한 투자 등 향후 두 회사의 게임 사업 강화 및 사업 공조를 위한 재투자에 사용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번 계약으로, 중국 최대 게임 서비스 업체 텐센트의 기존 최대 매출게임인 ‘던전앤파이터’의 소유권(IP)을 갖고 있는 넥슨의 교섭력이 더해진다면 ‘블소’, ‘길드워 2’의 중국 출시 시 일정, 현지 마케팅, 수익 배분 등에서의 텐센트에 대한 교섭력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해석했다.

이 애널리스트는 두 회사는 오는 21일로 예정된 ‘블소’ 마케팅부터 공조할 가능성이 높다며 넥슨의 경우 국내 PC방과의 제휴가 가장 잘되어 있는 회사로 알려져 있어, 양사의 공동 마케팅을 통한 ‘블소’ 국내 흥행 규모를 더욱 키울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MMORPG 쟝르 게임 개발력 중심의 엔씨소프트의 경쟁력과 게임 마케팅 능력, 캐쥬얼 쟝르에서 상대적 우위를 갖고 있는 넥슨의 결합은, 국내시장은 물론 향후 해외 시장 대응에 있어서 게임 쟝르의 다양성 확보, 게임 개발 및 마케팅의 규모의 경제를 통한 사업 제휴의 시너지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