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원 한국석유공사 사장(사진)이 임기 만료를 2개월여 앞두고 돌연 사의를 표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석유공사에 따르면 강 사장은 지난달 말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에 사의를 전달하고 이달 1일부터 2주간의 휴가를 떠났다. 대우인터내셔널 사장 출신인 그는 2008년 8월 석유공사 사장을 맡아 3년 임기를 마친 작년 8월 영국의 다나페트롤리엄 인수 등 해외 자원개발 성과를 인정받아 1년 연임에 성공했다.

강 사장이 자진 사퇴를 결심한 데는 최근 감사원 감사 결과 발표가 결정적인 작용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지난 4월 공기업들이 거액을 투입해 해외에서 자원개발을 하고 있지만, 정작 해외에서 생산한 석유나 가스를 국내로 들여온 실적이 부실하다는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석유공사에 대해 2010년 말 기준으로 191개 해외 석유개발 사업에 15조원을 투입해 자주개발률을 끌어올렸지만 국내로 들여온 석유는 전혀 없었다고 지적했다.

강 사장은 이 같은 감사 결과에 대해 자주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자주개발 물량은 말 그대로 비상시 우선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자원으로 굳이 수송 부담을 안으며 국내로 들여올 필요가 없다”며 “영국 자원개발 기업인 다나를 적대적 인수·합병(M&A)한 성과 등은 인정해주지 않으면서 자원개발 사업 특성을 무시한 획일적인 잣대를 들이댄 데 서운한 감정을 가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