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동반 급락했다. 미국 고용지표 쇼크,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부진이 촉발한 지난 주말 선진국 증시 급락이 아시아 증시의 ‘블랙 먼데이’로 이어졌다.

코스피지수는 4일 51.38포인트(2.80%) 하락한 1783.13에 마감했다. 하루 하락폭으로는 지난달 18일(-3.40%) 이후 최대였다. 장중 한때 1776.85까지 밀리며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1026조원으로 줄면서 이날 하루에만 30조원 이상 증발했다. 코스닥지수는 450.84로 전날보다 21.29포인트(4.51%) 급락했다.

삼성전자는 3.0% 하락한 119만6000원에 마감해 120만원 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중국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LG화학(-5.85%) 호남석유화학(-7.28%) 등의 하락폭이 컸다.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급락세를 면치 못했다. 일본 닛케이 평균주가는 1.71% 하락한 8295.63엔에 마감,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대만 가권지수도 각각 2.73%와 2.98% 하락했다. 홍콩 항셍지수도 2.01% 미끄러졌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글로벌 증시의 유일한 버팀목 역할을 했던 미국의 5월 고용지표가 시장 예상에 크게 못 미치자 유럽발 신용 경색이 실물경기로 전염될 수 있다는 공포가 투자자들을 짓눌렀다”고 분석했다.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과 중국, 유로존이 기준금리 인하를 비롯해 어떤 정책 대응을 할 것인지가 향후 증시의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실물경기 침체 우려가 급부상한 여파로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국고채 가격은 상승 흐름(금리 하락)을 탔다. 이날 채권시장에서 지표물인 국고채 5년물 금리는 0.04%포인트 하락한 연 3.35%, 3년물 금리는 0.04%포인트 떨어진 연 3.26%에 마감, 나란히 연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로 원·달러 환율은 4원30전 오른 달러당 1182원에 마감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