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증권사들의 모습은 폭포를 향해 달려가는 배와 같습니다. 지금 선체를 돌리지 않으면 낭떠러지로 추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현대증권이 전사적인 혁신에 나서기로 한 이유입니다.”

김신 현대증권 사장(49·사진)이 지난 1일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수익성 악화 위기에 빠진 회사를 살려낼 화두로 ‘품질 경영’을 제시했다.

김 사장은 요즘 증권사들의 처지를 ‘폭포를 향해 달려가는 배’에 비유했다. 증권사 간 과열 경쟁으로 중개수수료가 10년 전의 30분의 1 수준으로 하락하는 등 수익성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유로존 재정위기 여파로 거래량마저 급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 사장은 위기 극복의 해법은 품질 경영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때일수록 흠결 없는 상품을 선보여야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폭스바겐은 ‘불량품은 출고하지 않는다’는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품질검사에만 3000명의 인력을 투입한다”며 “고객의 신뢰를 얻은 덕분에 폭스바겐은 ‘떠오르는 별’인 중국 시장에서 ‘넘버1’ 자동차 업체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현대증권을 ‘증권업계의 폭스바겐’으로 만들기 위한 시스템을 구축해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상품 개발에서부터 판매, 애프터서비스(AS)에 이르기까지 증권사의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고객의 눈높이에 맞춰 재설계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앞으로 현대증권이 투자할 수 없는 상품은 고객에게도 권하지 않을 것”이라며 “완벽한 AS 시스템을 만들어 한번 상품을 팔면 끝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강조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