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적함대’ 스페인의 벽은 역시 높았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31일(한국시간) 스위스 베른의 스타드 드 스위스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평가전에서 1-4로 완패했다.

젊은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한국은 세계랭킹 1위 스페인의 노련한 플레이에 맥을 못췄다. 사비 알론소와 다비드 실바, 후안 마타 등 세계적인 미드필드진을 앞세운 스페인에 중원을 완전히 장악당하며 볼 점유율에서 65 대 35로 끌려가는 경기를 치렀다.

스페인의 첫골은 전반 11분에 나왔다. 전반 10분 알론소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이 김진현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하지만 1분 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베나트 에체베리아의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페르난도 토레스가 정확한 백헤딩 슈팅으로 오른쪽 골대 상단을 가르며 1-0 리드를 잡았다.

전반 20분 손흥민의 날카로운 슈팅을 시작으로 역습에 나선 한국은 전반 종료 2분여를 남겨두고 동점골을 터뜨렸다. 왼쪽에서 올라온 박주호의 크로스를 스페인 수비가 걷어내자 김두현이 대포알 같은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스페인의 왼쪽 골대 상단을 가르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 들어선 스페인의 파상공세를 막느라 정신이 없었다. 후반 7분 스페인의 중거리 슈팅이 수비수 조용형의 손에 맞자 주심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알론소는 김진현 골키퍼를 완벽하게 속이며 왼쪽 하단으로 볼을 꽂아넣어 2-1로 앞서나갔다. 스페인은 후반 11분에 문전 근처에서 프리킥 찬스를 얻었고 카솔라는 땅볼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후반 35분 스페인에 네 번째 골을 허용하며 완전히 무너졌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뒤 두 팀은 선수를 대거 교체하며 월드컵 최종 예선과 유로2012에 대비했다. 한국은 오는 4일까지 스위스에서 전지훈련을 가진 뒤 월드컵 최종예선 1차전을 위해 카타르로 이동한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