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코스피지수는 롤러코스터를 탄 듯 변동성이 큰 흐름을 보이고 있다.

29일 상반기를 한 달께 남긴 현 시점에선 연초 상승분을 모두 반납하고 지난해 말 수준으로 되돌아온 상태다.

올 하반기에는 흑룡처럼 강한 흐름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달 들어 재차 불거진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 공포로 코스피지수는 급락,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수익률은 -0.08%를 기록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다음달에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유럽연합(EU) 정례정상회담, 그리스 2차 총선 등을 거리며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박형중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럽계 은행 자본 확충 시한인 6월까지는 정치적 리스크에 대한 부담 등으로 단기 조정이 불가피하고 해외자본의 유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그러나 6월 17일 그리스 2차 총선 이후 유럽 재정위기 이슈가 점차 진정되고 중국 경기 저점에 대한 확신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등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증시는 개선되는 흐름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초점]하반기 코스피 고점 2200…희망의 근거는?
국내 8개 증권사(교보 대우 메리츠 삼성 신한 KTB LIG NH·가나다순)가 제시한 올 하반기 코스피지수 고점 전망 평균치는 2207.5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5일 종가 대비 21.01%의 상승 여력이 있는 수치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절대 저금리 환경의 지속, 인플레이션을 용인하는 중앙은행의 태도는 간헐적 유동성 랠리란 형태로 주식시장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유럽중앙은행(ECB)의 장기대출프로그램(LTRO)이 연초 강세장의 동력이 됐듯, 하반기 장세도 중앙은행이 다시 돈을 푸는 시점에서 강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QE3, ECB의 3차 LTRO 등이 주가 반전의 트리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 역시 "여전히 주식시장을 이끌 모멘텀은 통화정책 기반의 유동성"이라며 "양적완화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신규 유동성의 공급보다 기존 유동성의 '순환(Velocity)'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하반기 포진한 정치 이벤트에 따른 불확실성은 여전히 지수 발목을 잡을 것이란 관측이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6월에 증시가 저점을 시험한 후 정책 모멘텀에 힘입어 하단을 높이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면서도 "올 하반기 중국 지도부 교체와 미국과 한국 대선 등 정치적 리스크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관심업종은 실적 안정성이 담보된 기존 주도주인 정보기술(IT)과 자동차 업종이 우선적으로 꼽혔다.

다만 반등 시 낙폭과대주들의 수익률이 양호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소재 및 산업재 업종 내 실적 호전주들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평가다.

박 팀장은 "기존 주도주인 IT, 자동차 중심으로 대응하되 낙폭이 컸던 소재·산업재 업종의 점진적인 매수를 고려할 만 하다"며 "자동차의 경우 하반기 엔화 약세 및 일본 자동차 업계의 재부상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