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5월 28일 오후 4시 30분 보도

호남지역 대형 유통업체인 빅마트 광주 북부점과 전남 화순점 매각작업이 본격화된다. 지난해 빅마트 본점을 인수한 롯데그룹을 비롯해 신세계그룹, 홈플러스 등 유통 거물들이 인수전에서 맞붙을지 관심이다.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빅마트 매각 주관사인 삼일회계법인은 29일 매각공고를 내고 본격적인 매각절차에 들어간다. 삼일회계법인은 내달 8일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하고 예비실사를 거쳐 21일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예정일은 내달 22일이다. 시장에서는 빅마트 본점이 180억원 선에 팔린 점을 감안해 각 매장의 매각가격이 150억~200억원 선이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광주·전남지역은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가 박빙의 차이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곳이어서 이들 업체의 빅마트 인수전 참여가 점쳐지고 있다. 이 지역에서 매장면적 3000㎡ 이상인 대형마트는 빅마트 북부점, 화순점을 포함해 총 14개다. 이 중 이마트가 5개, 롯데마트가 4개, 홈플러스가 3개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빅마트의 2개 매장을 인수하게 되면 이 지역 매장 점유율이 바뀔 수 있는 상황이다.

이들은 지난해 킴스클럽마트는 물론 2006년 까르푸, 2010년 GS마트 인수전에서 경쟁을 벌여왔다. 마트사업은 신규 입점 시 토지구입 및 건축공사, 주변 상인들과의 분쟁해결 등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드는 데다 정부의 진출규제로 인해 인수·합병(M&A)을 통한 확장이 유리한 방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해 이마트가 킴스클럽마트를, 롯데쇼핑이 CS유통과 빅마트 본점 등을 인수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였다.

롯데쇼핑은 매물로 나온 두 매장의 식품점을 롯데슈퍼가 임차해 운영 중이고, 지난해 빅마트 본점을 인수한 경험이 있어 이번 인수전에서 유력한 후보로 꼽히고 있다. 홈플러스는 화순점 주변에 마트부지를 매입하는 등 꾸준히 확장에 관심을 보여왔다. 이 밖에 GS리테일도 2년 전 빅마트 본점 공개매각 당시 LOI를 제출한 적이 있어 인수전 참여 여부가 주목된다.

광주시 북구에 있는 북부점은 주변 3㎞ 이내에 대형마트가 없다는 점이 매력이다. 전남 화순 삼천리에 있는 화순점은 현재 1층 매장만 운영 중이어서 증축을 통해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빅마트는 호남지역 최초의 대형마트다. 2005년 이후 롯데, 신세계, 홈플러스의 광주지역 출점에 대응하기 위해 지점 확장과 공격적 영업을 벌였다. 하지만 지역경제 침체와 대형 유통업체와의 경쟁심화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해 재정이 악화됐으며, 지난해 광주지방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계획안 인가를 받았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