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내 기업들은 ‘승자 독식’ 프리미엄을 누렸다. 그 덕에 코스피지수는 다시 2000선을 넘어섰다. 이런 가운데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되자 주식은 개인들의 주요 재테크 수단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가 최근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탈퇴로까지 번질 가능성이 높아지자 주식으로 돈 벌기도 쉽지 않아졌다. 개인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한국경제신문은 삼성 대우 우리투자 한국투자 현대 하나대투 미래에셋증권의 베테랑 프라이빗뱅커(PB) 50명에게 증시 전망과 유망 투자 상품 등 재테크에 대한 해법을 물어봤다.

이들은 코스피지수가 1700선까지 추가 조정을 받겠지만 내달 중순 이후에는 ‘은·삼·차(은행·삼성전자·자동차)가 주도하는 상승장이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따라서 어느 정도 위험을 감내할 의향이 있는 투자자라면 금융자산의 30%가량은 주식 직접투자에, 20% 정도는 주식형 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6월 중순 이후 ‘은·삼·차’ 주도

최근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코스피지수 반등 시점이다. 설문에 응한 PB의 44.9%가 그리스의 2차 총선이 있는 6월 중순께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고 답변했다. 6월 하순과 7월이 각각 24.5%로 뒤를 이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 1800선을 회복했다. PB들은 그러나 지수가 본격적인 상승세로 돌아서기 전까지 다시 한번 조정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지수 저점을 물었더니 1700선 안팎이 38.8%로 가장 많았고 다음이 1750선(32.7%)이었다. 응답자의 24.5%는 지수가 1700선 밑으로까지 추락할 수 있다는 다소 비관적인 답변을 했다.

내달 중순 이후 상승장의 주도주는 전기전자를 예상하는 답변이 48.6%로 가장 많았고 자동차(16.7%) 은행(13.9%) 등의 순이었다. 지금 현재 주식 직접투자를 원하는 고객에게 추천하고 싶은 주식을 물었더니 삼성전자(16.3%)를 꼽은 PB가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현대차(11.1%) 기아차(7.4%) 제일모직(4.4%) 현대모비스 에쓰오일 LG화학 현대제철(각 3.0%) 삼성테크윈 우리금융(각 2.2%) 등이 뒤를 이었다.

◆금융자산 30%는 ELS에 투자

PB들은 향후 증시 반등을 예상하면서도 주식 직접투자만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금 1억원을 보유한 위험선호형 고객의 포트폴리오 구성을 물어 보니 주식 직접투자와 주가연계증권(ELS)에 30%씩을 할당하고 나머지 20%는 주식형 펀드 또는 자문형 랩에 투자할 것을 권했다. 그리고 15%가량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현금으로 보유하라고 제안했다. ‘저위험·저수익’을 원하는 위험기피형 투자자라면 주식 직접투자를 5% 정도로 확 줄이고 ELS·현금(각 30%) 채권형 펀드(20%) 주식형 펀드 또는 자문형 랩(15%)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짜라고 조언했다.

추천 펀드로는 ‘삼성당신을위한코리아대표그룹’이 12.4%로 가장 많았다. ‘한국투자삼성그룹’(9.3%) ‘한국투자네비게이터’(7.2%) ‘교보파워인덱스’(6.2%) ‘KB밸류포커스’ ‘삼성인덱스프리미엄’(각 4.1%) 등도 많은 추천을 받았다. 자문형 랩은 브레인 케이원 한국창의 등 업계 톱3 투자자문사가 자문하는 상품에 가입하라는 의견이 다수였다.

◆부동산 시장 연내 회복 어려울 것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전망은 비관적이었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전체 응답 PB의 81%가 연내 부동산 가격 반등은 힘들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부동산은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매력을 잃었다는 주장에 대해 전체의 70%가 동의한다고 응답했다.

부동산에 투자하고 싶으면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하라는 의견이 44.0%로 가장 많았다. 서울 강남3구 재건축아파트(20.0%) 토지(18.0%) 등이 뒤를 이었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 유망 지역으로는 역시 강남을 추천한 PB가 전체의 33.5%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신촌(9.5%) 마포 용산 목동 판교(각 4.8%) 등의 순이었다.

김동윤/임근호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