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일본 정부가 도쿄와 상하이에 위안화와 엔화를 직접 거래하는 외환시장을 개설한다. 거래비용을 줄여 양국 간 무역을 활성화하고, 위안화의 국제화를 도모하겠다는 의도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7일 “중국과 일본 정부가 이르면 다음달 중 위안화와 엔화를 직거래할 수 있는 역외시장을 도쿄와 상하이에 개설하기로 합의하고 세부사항을 최종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위안화와 엔화를 서로 교환하기 위해서는 매번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중국과 일본은 작년 12월 베이징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양국 통화를 직접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현재 중국 외 지역에 개설된 위안화 역외시장은 홍콩이 유일하며 영국과 싱가포르 등도 직거래 시장 개설을 준비 중이다.

양국 정부가 위안화와 엔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려는 가장 큰 이유는 양국 간 무역이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일 간 무역액은 작년에 27조5400억엔으로 10년 전에 비해 2.5배가량 증가했다. 일본의 전체 수출과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19%와 21%에 달한다. 대부분 달러로 바꿨다 다시 엔화로 환전해야 하기 때문에 외환수수료가 이중으로 들어가는 등 기업들의 부담이 컸다.

직거래 시장이 생기면 중국 정부의 위안화 국제화 전략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중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위안화를 기축통화로 키우기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다.

도쿄를 세계적 금융 허브로 성장시키려는 일본 정부의 노림수도 깔려 있다. 도쿄에서 거래되는 위안화 유통량을 늘려 런던 싱가포르 등 다른 외환시장과의 경쟁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도쿄=안재석 특파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