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골퍼에게 퍼팅은 스코어와 직결되는 중요한 부분이다. 퍼팅이 잘되는 날은 싱글을 기록할 수도 있고 안되는 날은 ‘백돌이’로 전락할 수도 있다. 자신에게 잘 맞는 좋은 퍼터를 고르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뜻이다.

국내외 골프산업 트렌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더골프쇼 2012’(28일까지)에서도 골퍼들의 관심은 퍼터에 쏠렸다. 한국경제신문과 이엑스스포테인먼트가 주최하고 야마하골프, 애플라인드가 후원하는 이 행사가 열리고 있는 경기도 고양 킨텍스 제2전시장 10홀은 연휴를 맞아 몰려든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특히 전시장 중앙부에 마련된 퍼팅장에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모여 새로운 퍼터를 구경하고 퍼팅 기본기를 배우는 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앞으로 보고 밀어치는 퍼터

국산 퍼터 가운데 퍼팅의 상식을 깬 ‘트루라인 퍼터’가 눈에 띈다. 라인을 읽은 뒤 볼을 위에서 보면서 옆으로 스트로크를 하는 퍼팅 상식이 트루라인퍼터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언뜻 보기엔 벨리퍼터와 비슷하게 생긴 트루라인퍼터는 앞으로 보고 밀어치는 퍼터다. 홀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오른쪽 어깨에 퍼터의 그립 끝을 고정시킨 뒤 오른손으로 퍼터를 뒤에서 앞으로 밀어 볼을 앞으로 굴린다.

노성윤 트루라인골프 이사는 “퍼터 페이스가 직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정확한 임팩트가 가능하다”며 “눈으로 직접 홀을 보면서 퍼팅할 수 있어 거리를 조절하기 편리하다”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공인받은 트루라인퍼터는 행사장에서 15만원(정가 35만원)에 판매된다.

제임스밀러가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는 ‘탑스핀 퍼터’는 임팩트 순간부터 볼을 굴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탑스핀 퍼터는 헤드 페이스가 둥글게 제작돼 임팩트되는 순간 둥근 볼에 충분한 전진 회전력을 전달해준다. 따라서 방향성과 거리감이 좋다는 게 제임스밀러 측의 설명이다. 정가 32만원짜리 제품을 행사 마지막날인 28일엔 반값 이하인 15만원에 판매한다.

고무신 모양의 헤드로 알려진 ‘아우럼의 퍼터’도 눈길을 끈다. 버디 모델은 57만원(정가 63만원)에 판매 중이며 아직 시장에서 구할 수 없는 2012년형 빅버디 모델은 행사장에서 57만원(정가 75만원)에 팔고 있다.

○독일제 명품퍼터 크램스키

가장 눈에 띄는 퍼터는 독일에서 건너온 고정밀 퍼터인 ‘크램스키’다. 고정밀 금형기계를 보쉬와 지멘스 등에 납품하는 크램스키의 창립자가 자신의 손으로 직접 생산해낸 제품이다.

크램스키는 페이스의 밸런스가 정확하게 설계돼 무게중심이 정중앙에 위치한다. 스위트 스폿이 매우 넓어 볼이 페이스의 주변부에 맞더라도 최대한 정확한 퍼팅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크램스키 퍼터를 구매하면 퍼터의 길이, 라이, 그립의 사이즈 등을 골퍼의 몸에 맞춰 피팅을 해준다. 가격은 비싼 편이다. 입문용으로 나온 제품이 198만원부터 있고 대부분의 제품은 200만원대다. 골퍼의 이니셜을 새겨주는 최고가 제품은 370만원에 이른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