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에는 10여개국 190여명의 선수가 참가해 규모나 내용에서 유명 대회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 없을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습니다. 조만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세계적인 요트대회로 끌어올릴 수 있는 연구용역에 착수할 계획입니다.”

박순호 대한요트협회장은 24일 울진군 후포항에서 열린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 폐막식에서 “1억원인 시상금을 국제대회에 걸맞게 내년부터 인상키로 했다”고 말했다.

참가국도 러시아 미국 중국 일본 외에 영국 스웨덴 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로 넓히기로 했다. 국내외 대기업의 참여를 적극 권유하는 등 공격적인 요트마케팅에도 나설 계획이다.

인구 5만2000여명의 작은 어촌 울진군은 이번 대회 개최로 우리나라 해양레포츠의 거점지역으로 발전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재정 자립도가 15%에 불과한 울진군은 올해 초 5억원을 들여 이번 대회를 유치했다. 적지 않은 돈이 투입됐지만 지역을 알리고 요트산업을 성장동력으로 삼는 데 적격이라는 판단에서다. 대회 기간에만 울진지역에 7000여명의 국내외 관광객들이 몰렸다.

임광원 울진군수는 “이번 대회 유치로 경제 유발효과 300억원, 관광객 유입효과 2만여명의 실적을 올리게 됐다”며 “앞으로 요트산업 저변을 넓힐 수 있는 인프라 투자를 계속해 울진을 국내 최대의 요트메카로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울진군의 성공 개최 소식이 알려지면서 2013년 대회를 준비 중인 경북 포항과 강원도 평창 등 일부 지자체에선 벌써부터 유치 경쟁에 돌입했다. 지난해 대회를 치른 경험이 있는 포항시는 요트대회 재유치를 위해 최근 크루저급 요트를 구입, 동빈내항 요트계류장에 정박시켜 놓고 요트 붐 조성에 나서고 있다.

2018동계올림픽이 열리는 평창은 내년에 요트대회를 개최해 전 세계에 평창을 홍보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박 회장은 “코리아컵대회는 요트 불모지 한국에서 요트 레저문화와 산업을 활성화시키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있는 만큼, 2013년 대회부터는 국제적인 행사의 면모를 갖추도록 최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대한요트협회(KSAF), 울진군, 울릉군, 한국경제신문(주관언론사)의 공동 주최로 지난 18일 울진 후포항에서 막을 올린 제5회 코리아컵 국제요트대회에서는 ELENA(러시아)가 종합 우승을 차지했다.

외양 1구간(울진~울릉)은 ELENA(러시아)가, 외양 2구간(독도~울진)은 FIRST(러시아)가 각각 1위를 기록했다.

요트승선 체험도 큰 인기를 끌었다. 첫날 열린 요트체험 행사에서는 500여명의 시민이 참여해 요트를 타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울진=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