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확 낮춘 수입차 '모터쇼 중심 무대로'

부산모터쇼가 '국산차 vs 수입차 가격 경쟁'으로 불이 붙었다. 24일 부산 해운대 벡스코에서 개막한 부산모터쇼에선 가격을 낮춘 수입차들이 대거 공개됐다.

수입차 국내 법인의 각 대표들은 대놓고 '가벼워진' 가격을 강조하고 나섰다. 한국 시장의 반응이 점점 뜨거워지자 이번 기회에 국산차와의 경계를 허물어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나카바야시 히사오 한국도요타 사장은 이날 '도요타 86'의 가격을 최초 공개했다.

국내에 처음 선보인 후륜구동 스포츠카 86은 기본형 3890만 원(수동변속기), 고급형 4690만 원(자동변속기)으로 책정됐다. 도요타 86은 지난 3월 일본 시장에 데뷔한 뒤 한 달 만에 7000대 가량이 판매되며 월간 판매 목표 1000대를 크게 웃돌았다.

도요타는 이미 일본에서 인기가 입증된 모델이지만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확실히 잡겠다는 각오다.

폭스바겐은 올 9월 신형 파사트 2L 디젤 모델을 3900만 원대에 내놓는다. 모터쇼 하루 전인 23일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가격을 공개한 뒤 "국산차와 수입차의 경계를 없애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국내 시판 중인 파사트는 4530만 원에 팔리고 있다. 무려 600만 원을 낮춰 신형 모델을 선보였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신형 M클래스를 7년 만에 한국 시장에 내놓으며 810만 원을 인하했다. 모터쇼 이틀 전인 22일 공개된 프리미엄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더뉴 M클래스'의 가격은 7990만 원. 기존 가격인 8800만 원에서 10% 가까이 내린 셈이다.

부산모터쇼에 수입차가 대거 입성한 것도 '한국 시장'에 대한 수입차 업계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14개 수입차 브랜드가 참여했다.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은 이날 "2년 전에는 경제 위기 등의 이유로 부산모터쇼에 참석하지 못했다" 며 "앞으로 부산 경남 지역의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동훈 폭스바겐코리아 사장도 "국내 고객 만족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서비스 센터 4곳을 추가로 신설하겠다"고 말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최고급 브랜드인 마세라티의 공식수입업체 FMK도 모터쇼에 공식 참가했다. 올해로 창립 99주년을 맞은 마세라티가 국내 모터쇼에 참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산=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