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시장이 빠지면 ELS에도 투자자금이 많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지수가 올라야 투자자들의 관심이 늘어납니다."

"최근 ELS 청약금액이 줄어드는 상황입니다. 논리적으로 생각하면 주가가 빠지면 ELS에 투자하기에 좋은 기회가 생기는 것이지만 아무래도 투자자들이 불안하게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대우증권, 동양증권 등 증권업계 ELS 마케팅 관련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주가가 내리면 팔고 오르면 사는' 전형적인 개인투자자들의 주식 직접 투자 매매행태와도 일맥상통한다. 하지만 주가가 크게 하락한 만큼 추가 하락 여지가 크지 않아 ELS 투자에 적합한 시기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오온수 현대증권 PB리서치팀 연구원은 24일 "청산가치 수준에 근접한 현 지수대는 ELS 진입시기로 유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18일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1770)에서 반등했다.

오 연구원은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고 무질서한 디폴트로 이어진다면 시장충격이 2008년 금융위기 때처럼 PBR 1배라는 지지선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지만 지수 급락기를 활용해 ELS에 투자하는 방식은 주식보다는 '중 위험, 중 수익'의 투자방식으로 활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과거 PBR 1배를 밑돌았던 시기에 투자한 ELS의 조기상환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금융위기를 제외하고 가장 최근 기간 코스피 지수가 PBR 1배를 하회했던 지난해 8~10월 발행된 물량은 1조4000억원으로, 2011년 전체 발행금액 대비로는 3.8% 수준에 불과하나 조기상환율은 76.4%로 다른 기간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현대증권은 △그리스 사태가 시스템 리스크로 확산되지 않고 △하반기까지 미국 민간경기가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양적완화 같은 정책적 대응이 추가되며 △2분기 이후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으로 중국 경제의 연착륙 가능성이 높아진다면 ELS 집임시기로 유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증권사는 ELS의 선택에 있어 고려해야 할 사항도 제시했다.

종목보다는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품이 편안해 보인다. 오 연구원은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ELS는 일반적으로 지수형 상품에 비해 기대수익률이 높은 경우가 많지만 유럽위기가 심화돼 신용경색 국면이 길어지면 통제할 수 없는 개별기업 리스크가 부각될 수 있다"며 "편안한 투자를 하고 싶다면 지수형 상품이 좀 더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투자시점과 투자상품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 변동성이 높은 시기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높을 수 있다는 점에서 투자시기와 상품을 분산해 전체 자산의 리스크를 낮출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대수익률을 다소 낮추더라도 원금보장형 상품이 편안해 보인다고 했다. 원금비보장형 상품의 경우 높은 기대수익률 때문에 고위험 성향의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겠지만 변동성 확대시기에 일종의 안전장치를 남겨놓을 필요가 있어서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