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찬형 한국투자신탁운용 사장(56)은 “한국운용만의 운용 노하우와 원칙이 어려운 시장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버팀목’이 될 것”이라며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 1위 운용사로 올라서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경기 순환 주기가 짧아져 투자 환경 또한 과거와 달라졌다”며 “중위험·중수익형 상품을 다양하게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역점을 두는 사항은.

“변동성 높은 시장에서 고객의 신뢰를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단기적인 시장 변동에 휩쓸리지 않는 장기적인 운용철학을 지켜나가겠다. 연초부터 주식형 펀드 환매가 지속됐지만 수익을 내고 환매를 한 투자자라면 시장이 안정될 때 다시 펀드 시장으로 돌아올 것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 운용 규모 2위에서 1위로 성장하기 위해 대표 펀드들의 성과 관리와 펀드 판매 사후 관리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상장지수펀드(ETF) 부문에도 역량을 집중해 톱3에 진입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질 계획이다.”

▷요즘처럼 시장 변동성이 높을 때 펀드매니저에게 어떤 점을 강조하는가.

“본인이 운용하고 있는 펀드에 대한 사명감, 소명의식, 책임의식을 강조한다. 펀드매니저가 사명감을 갖고 있어야 운용 성과를 높일 수 있고 윤리적으로도 강해질 수 있다. 아울러 한두 명의 뛰어난 펀드매니저에 의존하기보다는 조직 차원에서 시스템을 강화하는 데에도 역점을 두고 있다.”

▷최근 시장 환경에 비춰봤을 때 투자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상품이 있다면.

“저성장 저금리 시대인 만큼 안정적인 소득 대체효과를 얻을 수 있는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 글로벌 경기 순환 주기가 과거보다 짧아진 만큼 투자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

그간 주식형 펀드가 증시 대비 초과수익을 추구하는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앞으로는 시중 금리보다 일정 수준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중위험·중수익형 상품이 대안으로 부상할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금리 + 알파(α)형인 절대수익 추구형 상품과 글로벌자산배분형펀드, 실물매입형 부동산펀드 등을 공모 및 사모 형태로 선보일 계획이다.”

▷중국법인 설립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중국 현지 운용사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과 신규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외국인 지분 보유 한도가 49%로 제한돼 있어 어려움이 있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여러 기관과 접촉 중이다. 우선은 해외 펀드를 직접 운용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국내 운용 시스템을 해외 운용에 접목해 역량을 높이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운용업계 발전을 위해 정책적 지원이 필요한 것이 있다면.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펀드는 학자금, 노후생활비 등 서민 자산 형성을 위한 필수 수단이 됐다. 서민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한 세제 혜택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운용업계에 매물이 많이 나왔는데 인수·합병(M&A)에 나설 계획은.

“운용사는 외적인 규모보다는 직원 개개인의 전문성과 열정, 이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이 더 중요하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