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 획득이 품질 보증수표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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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 주최 '신품질 컨벤션'…해외장수기업 비결도 소개
“단순히 품질 인증을 받는 것으로 만족해서는 안 됩니다. 표준에 적합한 제품을 만드는 데 머무르지 말고 변화하는 고객의 다양한 요구사항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품질로 승부해야 합니다.”
세계적 품질경영 전문가인 통지고(Thong Ngee Goh) 싱가포르국립대 교수(국제품질아카데미 정회원)는 23일 서울 여의도 63빌딩 컨벤션센터에서 신품질포럼과 한국경제신문 공동 주최로 열린 ‘2012 신품질 컨벤션’ 해외 석학 초청강연에서 “(기업들은) 변동성을 줄이고 표준화를 이루는 데 주력했지만 그것이 안전하고 신뢰도 높은 제품을 생산했다는 증거는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통계의 노예가 되지 말고, 고객의 다양성과 문화적 차이를 찾아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시대 흐름의 변화를 잘 쫓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통지고 교수는 또 ‘어느 방향으로 갈지는 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달려 있다’는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문구를 인용하며 “우수 품질 기술을 위한 아이디어는 해당 주체인 기업이 품질경영 전략을 어느 방향으로 이끌어 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의 주제는 ‘지속성장을 위한 품질혁신의 새로운 패러다임’. 국내외 기업인과 품질 전문가 등 500여명이 참석해 전문가 초청강연, 국내외 품질혁신 우수 사례 발표 등으로 진행됐다.
통지고 교수 강연에 이어 ‘해외 100년 장수기업’ 초청 연사로 나선 김종갑 한국지멘스 회장은 “(기업의) 지속 성장은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에서 이뤄진다”며 “165년 된 지멘스의 혁신전략은 해당 사업 영역에서 트렌드를 주도해가기 위해 연구·개발(R&D)과 인재 양성에 투자하는 데 있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최근엔 친환경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개발과 자체 내부 통제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윤리경영을 통해 지속성장을 이뤄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기선 두산중공업 총괄 사장은 “품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해외 선진업체와의 전략적 제휴와 원천기술 확보에 공을 들여왔다”며 “업무기능별로 특화된 혁신 활동을 통해 품질 경영 리더십을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홍하상 상도경영 아카데미 사장의 ‘해외 장수기업의 비결’ 강연에 큰 관심을 보였다. 홍 사장은 서기 586년에 창립한 세계 최고(最古)기업인 일본 건축회사 ‘금강조’와 482년 역사의 중국 장아찌 제조업체인 ‘육필거’ 사례를 들어 장수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원칙을 소개했다. 그는 “해외 장수기업들은 한 분야에서 끊임없는 변화와 기술혁신을 바탕으로 1등 정신을 추구했다”며 “이익보다는 기업의 존속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세계화를 지향했던게 장수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김철수 신품질포럼 위원장은 “기업은 지속성장을 위해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고객의 요구를 잘 파악하고 변화하는 패러다임에 맞춰 끊임없이 품질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