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커버그ㆍ모건스탠리…주주들에 소송 당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기업공개시 정보은폐 혐의…美 증권감독당국 조사 나서
페이스북 상장 후폭풍이 거세다. 주가가 공모가 밑으로 하락하자 주주들은 페이스북과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상장 주관사 등을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페이스북은 기업정보를 제대로 공개하지 않았고, 주관사는 상장 직전 실적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도 주주들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미국 금융당국은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로펌 로빈스 갤러 러드만 앤드 다우드는 23일(현지시간) “페이스북 주주들을 대신해 뉴욕 남부 연방법원에 소송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실적이 좋지 않을 것임을 파악한 일부 기관들은 높은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었지만 이를 모른 주주들은 페이스북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주가는 상장 직후 사흘간 시초가 대비 26.3% 폭락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관사가 상장 전 투자설명회 기간 중 페이스북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 알려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페이스북 상장을 맡은 주관사들이 페이스북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이 뒤늦게 알려진 것이 주가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는 얘기다. 대표 주관사 모건스탠리는 IPO 직전 보고서를 통해 “모바일 광고시장 장악력이 낮은 것은 페이스북의 실적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수익 전망치를 낮췄다. 골드만삭스도 “페이스북 이용자는 가파르게 늘고 있지만 광고는 그만큼 빠른 속도로 늘지 않고 있다”고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을 위한 투자설명회 기간 중 주관사가 실적 전망을 낮춘 것은 이례적이라고 WSJ는 전했다.
모건스탠리는 변경한 실적 전망을 일부 투자자에게만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기관투자가 등 우량 고객에만 실적 전망치를 공개하고 개인투자자들에게는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모건스탠리 측은 “모든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고 반박했다.
미국 금융감독 당국도 조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릭 케첨 금융산업규제청장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규제 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 샤피로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 의장도 “페이스북 상장 과정엔 들여다볼 만한 몇 가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매사추세츠주 공공복지부는 모건스탠리를 소환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